염경엽(48) 넥센 감독이 새롭게 합류한 외국인 코칭스태프에게 남긴 당부는 이랬다. "먼저 다가가 달라. 소통해 달라." 넥센은 2016년부터 메이저리그식 팜시스템을 전면 도입한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조언에서 따라, 1군과 분리돼 육성에 초점을 맞추는 퓨처스팀(2군)과 육성팀(3군)을 새롭게 구축했다.
구단 측은 "오래 전부터 팜 시스템 도입을 방향으로 잡고 기획과 준비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퓨처스팀과 육성팀을 총괄하는 필드 코디네이터로 뉴욕 양키스 출신의 쉐인 스펜서(43)를 선임했다.
넥센에서 뛴 브랜든 나이트(40)는 퓨처스팀과 육성팀을 총괄하는 투수 코디네이터로 코치 역할을 맡는다. 고양 원더스 출신 데럴 마데이(30), 캔자스시티 출신 아담 도나치를 각각 2군 투수 인스트럭터와 배터리 코치로 영입했다. 한 팀에 미국 출신 외국인 지도자만 4명에 달한다.
외국인 코치가 많으면 소통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당장 사용하는 언어가 달라서 기본적인 대화가 어렵다.
문화와 배경이 달라서, 내부적 교감도 힘들다는 시선이 있다. 한 야구인은 "(팜시스템과 외국인 코치의 대거 영입이) 신선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넥센 구단도 이 부분을 염두에 두고 추가로 복수의 통역관을 뽑아 퓨처스팀에 배치했다. 코치가 말하면, 곁에서 바로 한국어 지원이 가능하도록 한 것.
학연이나 지연 등의 편견이 없는 외국인 지도자들이 선수들과 1대 1 맞춤상담을 통해 육성과 발전을 이뤄내겠다던 이장석 넥센 대표의 의지가 담겨있었다.
내부적 교감을 위해 나름대로 신경쓰고 있다. 지난 17일(한국시간) 넥센의 미국 애리조나 캠프에는 나이트와 마데이, 도나치 코치가 찾아와 선수단과 상견례를 했다. 2군을 총괄하는 스펜서 필드코디네이더는 부친상으로 합류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으나, 1군과 2군의 끈을 연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려는 노력이 보였다. 현장에 있던 관계자는 "나이트는 이미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다. 상견례 현장 분위기는 시종 훈훈했다"고 전했다.
염경엽 감독 역시 외국인 지도자들에게 소통을 강조했다.
인종과 언어가 달라서 서성이는 선수나 다른 코치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달라고 당부한 것. 이 벽을 뛰어 넘지 못하면 넥센의 성공도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한편 넥센의 외국인 지도자 4명은 오는 21일 귀국한 뒤 이튿날 화성 히어로즈에서 상견례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