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프로야구에서 억대 연봉 선수는 모두 136명이었다. 평균 팀당 15명이나 된다. 프로야구 선수 전체 평균 연봉도 처음으로 1억대(1억 638만원)를 돌파했다. 올 시즌 묵묵하게 포수 마스크를 쓰고 궂은 일을 한 선수가 생애 처음으로 억대 연봉을 앞두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SK 이재원(26), LG 최경철(34), 삼성 이지영(28), NC 김태군(26) 등은 고난의 시간 끝에 주전으로 활약하며 2015시즌 억대 연봉 대열에 합류한다.
SK 포수 이재원이 지난 5월 25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LG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8회말 2사 1루 대타 정의윤의 파울타구를 글러브끝으로 겨우 잡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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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은 올해(7500만원)보다 1억원(133.3% 인상) 오른 1억 75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2006년 신인 1차지명으로 입단한 이재원은 10년 만에 억대 연봉자가 됐다. 류현진(LA 다저스)의 입단 동기인 이재원은 그동안 좌투수 전문 대타 등 반쪽짜리 선수였다. 박경완(SK 2군 감독)이 건재할 때는 1루수로 나서기도 했다. 올해 드디어 잠재력이 터졌다. 이재원은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까지 4할 가까운 타율을 기록했고, 처음으로 포수로 풀타임을 뛰었다. 120경기에 출장해 타율 0.337 12홈런 83타점의 성적은 1억원 인상으로 보답받았다.
LG 포수 최경철이 10월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4차전 낵센과의 홈경기에서 1회초 1사 1,3루에서 3루주자 서건창을 태그아웃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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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철은 서른 중반 뒤늦게 꽃이 핀 케이스다. SK에서 10년간 주로 2군에서 지내다 2012년 넥센을 거쳐 지난해 LG에 둥지를 틀었다. 올해 현재윤, 윤요섭의 부상과 양상문 감독 부임 후 주전 포수로 낙점받으면서 '인생 극장'을 썼다. 117경기 타율 0.214 4홈런 39타점 36득점. 그는 준플레이오프에서 맹활약, 시리즈 MVP까지 차지했다. LG의 신연봉제는 좋은 성적을 낸 저연봉 선수들은 대폭 인상이 가능하다. LG 관계자는 "(올해 5000만원인)최경철이 내년 억대 연봉은 확실하다"고 귀뜸했다.
NC 포수 김태군이 지난 4월 26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두산베어스와의 홈경기에서 3회초 1사 3루 장민석의 내야땅볼때 홈으로 뛴 오재원을 태그아웃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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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구단 NC는 1군 합류 2년째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NC의 안방마님 김태군도 2년 만에 수준급 포수로 성장했다. 2008년 입단한 LG에서 포수 유망주였으나 빛을 보지 못했던 김태군은 2012년말 신생팀 특별지명으로 NC로 옮겼다. 주전으로 많은 기회를 잡으면서 기량도 늘어났다. 프로 7년째 접어들며 통산 300경기 넘게 출장한 김태군은 안정된 리드로 외국인 투수들을 잘 이끌었다. 올해 8000만원에서 내년 억대 연봉자가 된다.
삼성 포수 이지영이 지난 5월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홈경기에서 5회초 2사 1루서 1번 서건창의 중견수 왼쪽 2루타때 홈으로 뛰어들어오는 1루주자 허도환을 아웃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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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신고 선수로 삼성에 입단한 이지영은 올해 진갑용의 뒤를 잇는 사자군단 안방마님이 됐다. 타율 0.278 3홈런 32타점 37타점으로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이지영은 골든글러브 후보까지 올라 당당히 두 번째 많은 표를 받았다. 최근 3년간 3000만원→6000만원→9000만원을 받았던 이지영은 입단 7년 만에 억대 연봉에 합류한다.
한편 올해 억대 연봉자 136명 중 포수는 딱 6명(롯데 강민호, 한화 조인성, 삼성 진갑용, 두산 양의지, SK 정상호, LG 윤요섭) 뿐이었다. FA를 제외하면 3명(양의지, 정상호, 윤요섭)이다. 포수라는 특수한 포지션, 힘든 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에 내년 억대 연봉을 받는 4명의 포수들은 더욱 남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