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감독(60·독일)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0일 밤 요르단으로 떠났다. 대표팀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를 거쳐 11일 요르단 암만에 도착해 사흘 간 현지 적응 훈련을 마친 뒤 14일 오후 11시30분(이하 한국시간) 암만의 킹 압둘라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평가전을 치른다. 이어 15일 이란 테헤란으로 떠나 18일 오후 9시 55분 테헤란 알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두 번째 평가전을 벌인다. 내년 1월 호주 아시안컵을 앞둔 올해 마지막 평가전이다. 차두리(34·서울)와 김창수(29·가시와 레이솔)·김영권(24·광저우 에버그란데)·정성룡(29·수원) 등 국내와 중국·일본에서 뛰는 9명만 슈틸리케 감독과 함께 출국하고 나머지 유럽과 중동 리그에서 활약 중인 13명은 현지에서 곧바로 합류한다.
◇ 첫 원정 평가전
슈틸리케 감독은 공식 부임 후 1승1패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달 파라과이를 2-0으로 제압했고 코스타리카에는 1-3으로 졌다. 전체적으로 내용면에서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냉정하게 말해 '안방 프리미엄'이 작용했다. 상대는 시차적응도 완벽하지 않았다. 이번 중동 원정에서 진짜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 요르단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4위로 아시아에서 이란(51)-일본(52)-우즈베키스탄(65)-한국(66위)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다. 떠오르는 신흥 강국이다.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다. 이란은 더 말할 필요가 없는 강호다. 한국은 이란에 9승7무11패로 상대전적이 열세인데 특히 '원정팀의 무덤'이라 불리는 아자디 스타디움에서는 1무2패로 승리가 없다. 슈틸리케 감독이 아자디 징크스를 깨고 돌아올 수 있을지 기대된다.
브라질월드컵에 승선했던 정성룡(29·수원), 박주영(29, 알 샤밥), 구자철(25·마인츠, 사진 왼쪽부터)가 대표팀에 돌아왔다.
IS포토브라질월드컵에 승선했던 정성룡(29·수원), 박주영(29, 알 샤밥), 구자철(25·마인츠, 사진 왼쪽부터)가 대표팀에 돌아왔다.
IS포토
◇ 슈틸리케 눈에 들어라
슈틸리케 감독만 검증대에 오르는 것이 아니다. 태극전사들도 슈틸리케 감독 눈에 들기 위해 치열한 주전경쟁을 벌여야 한다.
최대 관심사는 공격수 박주영(29·알 샤밥)이다. 브라질월드컵 후 처음 발탁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박주영의 기량을 이번에 직접 확인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동국(35·전북)과 김신욱(26·울산) 등 원 톱 자원이 모두 부상인 상황에서 박주영은 자신의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 부상으로 대표팀 출전이 불발됐던 구자철(25·마인츠)도 슈틸리케 감독 앞에서 처음 플레이를 펼친다. 박주영과 구자철이 합격점을 받으면 기존 공격과 미드필더 조합에 연쇄 변화가 불가피하다. 브라질월드컵이 끝난 뒤 끊임 없이 경기력 논란에 시달렸던 골키퍼 정성룡(29·수원)도 명예 회복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