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곤 엔도어즈 총괄PD(상무)는 게임업계에서 히트작 제조기로 꼽히는 스타 게임개발자다. '충무공전'(1996년), '임진록'(1997년) 등 PC 게임과 '거상'(2002년), '군주온라인'(2007년), '아틀란티카'(2008년) 등 온라인 게임을 연이어 성공시켰다. PC게임에서 시작해 온라인 게임까지 성공을 거둔 게임개발자는 김태곤 PD가 유일하다. 그가 이제 모바일 게임까지 품을 기세다.
김 PD가 4년 간 만든 첫 모바일 게임 '영웅의 군단'이 국내에서 검증을 마치고 중국 시장에 진출한다.
판타지 스토리에 120여 종의 영웅이 등장하는 영웅의 군단은 3D 그래픽과 PC 기반의 MMORPG의 재미를 모바일 게임으로 구현한 것이 특징. 지난 2월 국내에서 출시된 지 보름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고 현재까지 구글 앱마켓에서 최고 매출 순위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톡에 서비스하지 않는 '비 카카오 게임'으로써 이같은 성과를 올린 것은 대단한 성공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평가다.
이처럼 국내에 정통 모바일 MMORPG 바람을 일으킨 영웅의 군단이 제2의 도약에 나선다. 29일 카톡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고 친구 추천 등 강화한 커뮤니케이션 기능으로 이용자층 확대에 시동을 건다.
중국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중국 유명 모바일게임 회사 추콩이 영웅의 군단을 조만간 서비스하기로 했다. 추콩은 2억명 이상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고 전 세계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점유율이 25%에 이르는 모바일 게임엔진 '코코스2d-x'를 개발한 회사로 유명하다. 추콩은 정식 서비스에 앞서 31일부터 8월 3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게임전시회 '차이나조이 2014'에서 영웅의 군단 시연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 PD가 첫 모바일 게임에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2012년 출시한 '삼국지를 품다'(이하 삼품) 덕분이다. 당시 삼품은 PC와 스마트폰·태블릿PC 등 모바일 플랫폼에서 연동해 즐길 수 있는 멀티플랫폼 게임으로 화제를 모았다.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우수상 등 3관왕을 차지해 작품성과 기술력을 인정받았지만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김 PD는 이 때 모바일 게임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PD는 차기 모바일 게임도 준비하고 있다.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고구려 광개토태왕의 활약상을 그린 모바일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광개토태왕'이다. 역사게임 전문 개발자이기도 한 김 PD가 15년 만에 다시 우리 역사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에 도전하는 것이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웅의 군단에 이어 광개토태왕까지 성공한다면 김 PD는 PC와 온라인에 이어 모바일 게임까지 석권하는 명실상부한 게임계 거장으로 거듭나게 된다.
김 PD는 "영웅의 군단 성공 요인은 PC 게임 개발의 경험과 조직력이 모바일에서도 활용될 수 있었다는 점과 모바일 시장이 하드코어 게임쪽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영웅의 군단으로 모바일에서 하드코어 MMORPG(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의 장르를 열었다면 광개토태왕으로 모바일에서 정통 전략시뮬레이션 장르를 열어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