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규는 6일 경기 성남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 FC와의 2014 K리그 클래식(1부리그) 13라운드 원정경기에 선발 출전해 몸을 날리는 선방 쇼로 박수받았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 참가한 김승규는 귀국한지 일주일 밖에 되지 않아 출전이 불투명했다. 조민국 울산 감독은 경기 전 "시차 적응과 체력 회복을 위해 김승규를 한 경기 쉬게할까 생각했다. 그런데 K리거가 이번 월드컵에서 잘했다고 칭찬받는 이유가 김승규의 활약 덕분이었다. 그런 김승규를 기다린 K리그 팬들도 있을 거라 생각해서 투입했다"고 말했다.
김승규는 지난달 27일 브라질월드컵 H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벨기에전에 출전해 선전했다. 오른쪽 손가락이 붓는 통증에도 집중력있는 선방으로 축구팬들을 사로잡았다. 김승규는 25일 열리는 올스타전 팬투표 중간집계 1위에 오르며 K리그 최고 스타로 거듭났다. 이날 경기 전에는 김승규에게 사인을 받으려는 십여 명의 팬들이 울산 구단 버스가 오기를 기다렸다.
김승규도 기대에 부응했다. 성남은 이날 슈팅 14개(유효슈팅 7개)를 기록했는데, 김승규의 슈퍼세이브는 3개였다. 전반 23분 성남 김태환의 오른발 중거리슛을 가볍게 뛰어올라 펀칭한 것을 시작으로 명품 선방 쇼가 펼쳐졌다. 후반 24분 울산 유준수가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골을 터뜨리며 앞서나가자 성남 공격이 매서워졌다. 하지만 김승규가 철통같이 골대를 지켰다. 후반 26분 성남 이종원의 중거리슛을 막은데 이어 후반 28분 코너킥 기회에서 황의조의 헤딩슛도 막아냈다. 일부 성남 팬들도 "다 들어간 골이었는데 막았다. 김승규는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김승규는 1실점을 해 아쉬움을 남겼다. 후반 38분 성남 황의조가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날린 슛이 골로 연결됐다. 김승규 앞에 선수들이 밀집되어 있어 공을 놓쳤다. 그래도 김승규는 침착하게 이후 성남 이종원, 이민우의 슈팅을 쳐내며 추가실점을 막았다.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조 감독은 "성남의 일부 슛은 정말 골인줄 알았는데 김승규가 막아서 나도 깜짝 놀랐다"고 했다. 이상윤 성남 감독대행도 "얄밉도록 잘한다. 김승규가 골키퍼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김승규는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도 오른쪽 넷째 손가락을 밴드로 고정시키고 등장했다. 그는 "아직 통증이 조금 있지만 많이 나아졌다. 이제는 괜찮다"며 "아직 브라질에 다녀온 여독이 다 풀리지 않아서 경기 전에 긴장을 많이 했다. 하지만 팬들 응원이 커서 잘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후반에 몸이 풀려서 다행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