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 선두 포항 스틸러스가 다시 뛴다. 선두에 올라있지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달린다.
포항은 5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2014 K리그 클래식 13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 경기를 치른다. 52일 휴식기를 보낸 포항은 제주전에서 후반기 첫 단추를 잘 끼우려 하고 있다.
포항은 지난 5월 12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16강 전북전을 치른 뒤, 송라 클럽하우스와 경기도 가평 에덴 스포츠타운에서 후반기 조직력 강화를 위한 훈련을 진행했다. U-19(19세 이하) 대표팀, 대학팀 등과 연습 경기를 치르면서 리그뿐 아니라 FA컵,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를 대비한 전술 훈련을 소화했다.
그러나 황선홍(46) 포항 감독은 "휴식기에 명쾌하게 답을 얻지 못했다. 고민만 더 깊어졌다. 만족스럽지 않았다"며 걱정했다. 황 감독이 답답한 이유가 있다. 미드필더 이명주(24)의 갑작스런 공백이 생겨서다. 이명주는 올 시즌 K리그 역대 최다인 10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리는 등 5골·9도움을 기록했다. 그러다 지난달 9일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인으로 전격 이적했다.
황 감독은 이명주의 대체자를 찾기 위해 김재성(31), 문창진(21) 등 다양한 선수를 실험해보려 했다. 그러나 황 감독은 "재성이가 지난 4월에 다쳤던 쇄골 골절 부상에서 회복되기는 했지만 아직 완전한 상태는 아니다. 또 창진이도 많은 시간을 할애해 훈련하지 못했다"면서 "명주를 대체할 선수를 충분하게 실험하지 못해 걱정스럽다. 연습 시간이 부족해 시합을 통해서 맞춰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부상 선수도 많다. 공격수 고무열(24)이 발목 부상, 미드필더 김태수(33)는 종아리 부상을 안고 있다. 여기에 공격수 배천석(24)은 양 정강이 피로 골절로 사실상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황 감독은 "현재 주전급 선수만 6~7명이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당장 7월부터 경기가 많은데 걱정이다"고 말했다.
3월 리그 개막 이후 3~4일마다 경기를 치렀던 포항은 7~8월 무더위에도 리그, FA컵,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등 다양한 경기들을 소화해야 한다. 그만큼 황 감독은 심리적인 조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황 감독은 "전반기에 좋았던 분위기는 마음 속에서 접어야 한다. 시즌을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7월을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반기 때 좋았던 흐름을 얼마나 찾아갈 지가 관건이지만 불확실성이 많다. 일단 냉정하게 생각하고 접근해야 한다"면서 "원하는 결과를 못 내면 자칫 선수들의 심리에 나쁘게 작용할 수 있다. 일단 리그 재개 직후 2~3경기가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감독은 "전술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이 어떤 마음 상태로 후반기를 맞이할 지가 중요하다. 매번 똑같을 수는 없지만 강박 관념을 갖지 않고 언제든 자신있게 덤벼들 수 있어야 한다"고 선수들을 향해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