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가까운 곳에서 자신을 지켜보는 사람의 한 마디는 큰 힘이 된다. 한화 김태균이 그렇다. 그는 6월 장타력 부활의 비결로 '아내의 한 마디'를 꼽았다.
김태균은 6월 16경기에서 타율 0.390·홈런 7개·21타점을 기록하며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특히 장타율이 0.814에 달한다. 개막 후 5월까지 그의 장타율은 0.463에 불과했다. 하지만 6월 들어 장타력이 살아났고,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을 때려내며 팀 승리를 이끌고 있다. 그는 지난 24일 대전 롯데전에 9회말 역전 끝내기 홈런을 폭발시키며 '해결사'의 면모를 과시했다.
장타력 부활의 비결은 방망이 무게에 있었다. 과거 1㎏짜리 방망이를 사용하던 그는 20012시즌부터 930g짜리 방망이를 들었다. "체격이 큰 만큼 방망이도 무겁게 들어야 한다는 일종의 자존심 같은 것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타격감이 좋아졌는데도 좀처럼 성적이 나아지지 않았다. 분명 담장을 넘어가는 타구여야 하는데, 외야수에게 잡히는 일이 많았다.
김태균은 "고민을 하던 중 아내(김석류 씨)가 한 마디를 했다. '이제 20대도 아닌데, 방망이가 너무 무거운 것 아니냐'고. 듣고보니 그럴 듯 해서 후배 엄태용의 880g짜리 방망이를 들고 나갔다. 스윙을 할 때 간결한 느낌이 들더니 홈런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태균은 880g 방망이를 5월21일 목동 넥센전에서 처음 들고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날 경기에서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김태균은 880g짜리 방망이를 들고 나선 26경기에서 타율 0.381·8홈런·32타점·장타율 0.711을 기록했다. 그는 "야구가 웃기다"며 "엉뚱한 데서 답이 나올 때가 있다. 아내가 우리보다 야구를 잘 아는 것도 아닌데, 생각지도 못했던 데서 그렇게 풀리니 참 재미있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