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팬들의 시선이 이현구에게 쏠리고 있다. 이현구(31·16기)는 지난 25일 열린 시즌 세 번째 대상(스포츠조선)에서 강력한 파워를 앞세운 추입력으로 이명현과 박병하 등 강력한 라이벌을 제치고 우승했다. 지난 2월, 스포츠서울배에 이어 이번에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이현구는 시즌 2연속 대상 챔피언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스포츠조선배 대상에서 그는 예선과 준결승에서 1위에 오른데 이어 결승에서도 우승하며 시즌 19연승 가도를 질주했다.
19연승은 최근 들어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든 경륜에서 좀처럼 쌓기 힘든 대기록으로 평가 받고 있다. 경륜의 전설 조호성이 세운 47연승에 이은 두 번째 연승기록이다. 그는 이번 승리로 시즌 5개월 만에 상금 1억 원을 가장 먼저 넘긴 주인공으로도 기록됐다. 현재 상금부분 선두를 비롯해 승률 95%라는 앞도적인 성적으로 종합랭킹 1위를 달리고 있다. 이현구의 독주가 당분간 예상되는 이유다.
이현구가 새로운 에이스로 가세함에 따라 김해팀의 벨로드롬 평정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해팀은 두 번째 대상에 이어 이번에도 이현구와 박용범, 박병하가 나란히 1-3위를 싹쓸이 했다. 예전 김해팀은 전통의 강호인 호남권과 수도권만큼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난 연말 그랑프리 우승한 박병하, 준우승한 황순철 외 다른 선수들이 모두 고른 성적으로 라이벌들을 제압하는 모습을 보면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됐다는 게 경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김해팀의 선전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평가하고 있다. 얼마 전부터 어느 정도 예견이 됐다는 얘기인데, 김해팀은 슈퍼특선반 이현구, 박용범, 박병하 외 이웃인 진주팀 조봉철까지 전국에서 최다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전국에 분포돼 있는 30여개 팀 중에서 가장 많은 수치다. 경륜 강팀이라 불리는 충청권도 김주상 전영규 박건비홍석한 등이 있으나 자력승부가 부족한 단점이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관계자는 “이현구는 올 들어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며 스피돔을 평정하고 있다. 그의 상승세가 과연 이달말 펼쳐지는 네티즌 선정 이사장배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