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팀 중 11위. K리그 클래식 9라운드를 마친 FC서울(1승3무5패, 승점6)의 성적표다.
서울은 빈곤한 득점력 때문에 고민이 깊다. 정규리그 9경기에서 5골 밖에 못 넣었다. 12위 인천(2골), 9위 성남(3골)에 이어 득점력은 아래서 세 번째다. 팀 득점 1위 포항(19골)의 4분의 1 수준이다.
서울은 매우 비효율적인 축구를 하고 있다.
슈팅과 유효슈팅(슈팅 중 골문 안으로 향하는 슈팅)의 개수, 슈팅 당 유효슈팅, 유효슈팅 당 득점 비율을 보면 나타난다. 서울은 9경기에서 48개의 유효 슈팅과 109개의 슈팅을 날렸다. 슈팅과 유효슈팅 모두 12팀 중 2위다. 결코 슈팅이 적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서울이 유효슈팅을 골로 연결한 비율은 0.10에 불과했다. 10개의 유효슈팅을 때리면 단 1개만 득점이 됐다는 뜻이다. 서울보다 이 수치가 낮은 팀은 인천(0.06)과 성남(0.07) 뿐이다.
상위권 팀과 비교하면 서울의 비효율 축구는 더 도드라진다. 1위 포항은 39개의 유효 슈팅과 75개의 슈팅으로 18골을 넣어 유효슈팅 당 득점 비율이 0.46(포항은 19골을 기록 중이지만 여기서 자책골은 제외)에 달한다. 포항은 유효 슈팅의 절반 가까이를 득점으로 연결하는 효율적인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
서울이 비효율적인 공격을 하는 이유는 뭘까. 전문 골잡이 부재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김학범 전 강원 감독은 “마무리 지을 선수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좋은 팀이냐 그렇지 못한 팀이냐가 갈린다. 서울은 확실한 해결사가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중국 장수 쑨텐으로 떠난 데얀의 공백이 거론된다. 서울 최용수 감독은 데얀의 빈자리에 그 동안 출전기회가 적었던 김현성(25), 박희성(24) 등 ‘젊은 ’피‘를 기용했지만 이들이 기대 이하다. 김현성은 6경기를 뛰며 2개의 유효슈팅과 4개의 슈팅 밖에 못 날렸고 무득점이다. 박희성은 3월 말 이후 부상을 당해 현재 재활 중이다.
골잡이 부재에 따른 연쇄적인 영향도 있다. 간판 골잡이에게 상대 수비가 몰리다 보면 다른 쪽에서 찬스가 나기 마련인데 서울은 이런 모습이 안 보인다. 게임이 안 풀리다보니 운마저 안 따른다. 서울은 리그에서만 8번 골대를 맞췄고 페널티킥을 2개 얻었지만 모두 실패했다. 안 좋은 흐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김 전 감독은 “작년의 서울은 1골을 내줘도 언제든 다시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골을 내주면 선수들이 위축되고 불안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서울은 작년 종료직전에 유독 동점, 역전골을 많이 넣어 ‘서울극장’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지만 올해는 후반 30분 이후 득점이 아예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