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간 베일에 꽁꽁 싸여있던 의문의 그룹이 지난 달 24일, 베일을 벗었다. 바로 남성 5인조 JJCC(심바·이코·프린스 맥·에디·산청). JJCC는 세계적인 스타 성룡이 연예계 데뷔 44년 동안 터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만든 보이그룹이다.
중국계 호주인 1명(프린스 맥)과 재미교포 1명(에디), 한국인 3명(임바·이코·산청) 등 아시아 멤버들로 구성돼 있다. '성룡 키즈'로 알려졌을 당시 '칼군무' '댄스곡' 등을 들고 나올 것이란 예측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들이 들고 나온 건 힙합 발라드곡 '첨엔 다 그래'. 평균 키 180cm에 준수한 외모로 눈길을 끌고 힙합 비트에 스무스하게 내뱉는 랩, 감각적인 보컬로 여심을 꽉 쥐었다. 국내는 물론 중화권 반응도 뜨겁다.
중국 최대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IQIYI)'에서 한국 뮤직비디오 부분 1위를 차지하는 등 연일 화제몰이 중이다. JJCC(더블제이씨)는 '재키찬(성룡의 영어 이름)과 문화를 교류한다'는 'Jackie Chan Joint Culture'의 머릿글자. JJCC는 "성룡 형님의 명성에 누가 될까 늘 걱정 된다"면서도 "우린 한국 멤버를 주축으로 우수한 K-POP 시스템 아래 만들어졌다. '아시아가 뭉쳐야 세계를 제패할 수 있다'는 성룡 형님의 뜻에 동감한다. 아시아 문화가 지닌 힘을 보여주겠다"고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해외 반응이 상당하다고 들었다.
(심바) "모든 건 성룡의 힘이다. '첨엔 다 그래' 뮤직비디오 리액션 영상, 팬들의 응원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감사할 따름이다. 사실 가장 얻고 싶은 건 한국 팬들의 뜨거운 반응이다. 우린 K-POP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탄생한 그룹이다. 당연히 한국에서 인정 받는 게 먼저 아닐까."
-강렬한 댄스곡이 아니라 그루브한 힙합곡으로 데뷔했다.
(산청) "많은 분들이 '성룡 키즈'니까 당연히 무술 같은 군무를 선보일 거라 예상했을 거다. 그래서 반전있게 슬로우 템포곡을 선택했다. 각을 잡거나 엑센트 등 디테일한 것들을 맞추려고 노력했다. '칼군무'보다 느린곡의 안무가 훨씬 어려운 것 같다."
-발탁 과정이 궁금하다.
(에디) "10년 전 더재키찬코리아 이미선 대표님을 만나 데뷔를 준비해왔다. 2년 뒤, 이미선 대표님의 35년지기인 성룡 형님을 만나게 된 거다. 두 분이 손잡으면서 성룡 형님과 인연이 이어졌다. 성룡 형님 덕분에 노래·연기·댄스는 기본이고 버기롤링·스턴트·수영·스노우콜링·다이빙·승마·배 운전 등 많은 걸 배웠다. 성룡 형님이 연기자 활동을 하려면 할 줄 아는 게 많아야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할 수 있는 건 모두 배웠다. 지난 10년 동안 트레이닝도 받고 군대까지 다녀왔다.(웃음)"
(심바) "모델학과에 다니며 모델 활동을 했다. 우연히 한국 대표님이 개최한 오디션에 응시했고 운 좋게 붙어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 3년 전 음악과 춤을 차근차근 배웠다."
(이코) "2011년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한국 대표님에게 발탁됐다. '목소리가 좋다'며 가수 제안을 해주셨다. 그 전엔 모델 활동을 했는데 랩의 매력에 빠져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됐다. 크고 작은 공연을 하다가 2010년 그룹 활동을 했었다. 결과가 좋지 않아 솔로로 전향했는데 활동이 쉽지 않았다. 꿈을 접은 상태에서 대표님을 만나 다시 활동하게 됐다."
(프린스 맥) "중국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갔다가 성룡 대표님에게 캐스팅 제안을 받았다."
(산청) "4년 전 안양예술고등학교 재학 선생님에게 오디션 추천을 받아 응시했다."
-트레이닝은 얼마나 받았나.
(심바) "멤버마다 다르다. 10년 동안 연습생으로 있었던 에디의 경우 훈련 기간만 엄청나다. 데뷔 1년을 앞두고는 하루에 13시간씩 트레이닝 받았다. 안무 8시간, 보컬 5시간을 교육 받으니 없던 실력도 생기더라. 하하"
-프린스 맥을 제외한 4명의 멤버가 한국인이다. 프린스맥과의 의사소통은 원활한가.
(이코) "에디를 제외한 한국 멤버들이 영어나 중국어를 잘 못한다. 그래서 프린스 맥과 대화할 때 언어의 장벽에 부딪힌다. 간단한 대화를 나누긴 하지만 속 깊은 이야기를 못 해봤다. 폭 넓은 대화를 위해 요즘 언어공부를 좀 하고 있다."
(에디) "성룡 형님과의 이야기부터 프린스 맥과의 대화까지 내가 모두 통역하고 있다. 좀 벅차긴 하지만 덕분에 언어 공부를 따로 많이 하게 돼 좋은 것 같다. 내가 갖은 쓴소리까지 통역하다보니 내가 말을 걸으려고 하면 프린스 맥이 뒷걸음질친다. 하하."
-에디는 2012년 '마스터 셰프 코리아'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에디) "미국에서 부모님이 일식집을 하신다. 학창시절 부모님의 가게 카운터를 보거나 주방 일을 거들었다. 자연스럽게 요리에 흥미가 생겼다. 한국에서 연예계 데뷔 준비를 하다가 '마스터 셰프 코리아' 오디션 소식을 접하고 응시했다. 사실 반신반의로 테스트에 돌입했는데 톱15까지 올라갔다. 즐거웠던 기억이다."
-'성룡 키즈'란 수식어가 부담되겠다.
(심바) "일단 수식어에 '성룡'이란 이름이 붙으니 부담을 안 가질 수 없다. 그 부담감 덕분에 두 배로 열심히 한다."
-성룡이 한국 아이돌 그룹을 제작한 게 의외다.
(프린스 맥) "K-POP은 전세계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음악이다. 그 흐름을 따라가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
-굉장히 많은 남자 아이돌 그룹이 있다. 타 그룹과의 차별점을 꼽는다면.
(이코) "성룡 형님이 우릴 제작한 것이 가장 큰 거 아닐까. 아직 데뷔 초라서 한꺼번에 많은 걸 보여드리진 못 할거다. 시간이 조금씩 지나면 우리의 숨겨진 모습들이 나올테니 지켜봐달라."
-성룡이 많은 조언을 해주나.
(심바) "무대 모니터링을 꼼꼼히 해주신다. 중국에 계시는 일이 많아 화상통화로 소통한다. 멤버별로 디테일하게 잡아주신다. 특히 표정에 대한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
(에디) "최고가 되기 위해선 최선을 다해야 된다고 하셨다.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고 말씀해주셨다."
-성룡의 아들 방조명과도 가까운가.
(에디) "큰형 같은 존재다. 나와 형은 미국에서 오래지냈기 때문에 공통 관심사가 비슷하다. 덕분에 친구처럼 가깝게 지낸다. 이번 데뷔를 앞두고 정말 많이 챙겨줬다. 춤이나 노래 등의 포인트에 대해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줬다."
-이름이 다들 특이하다.
(산청) "한국 대표님이 지어주셨다. 푸르고 맑은 산처럼 깊고 높은 사람이 되라는 의미다."
(에디) "미국 이름이 '에드워드 오'다. 줄여서 에디라고 지었다."
(프린스 맥) "풀네임이 핸리 프린스 맥이다. 슈퍼주니어의 핸리 선배님 때문에 이름에서 '핸리'만 쏙 뺐다."
(이코) "내가 소속사에 제안한 거다. 고등학교 때부터 별명이다. '싸이코'에서 '싸'만 뺀 거다. 놀이동산에 혼자가는 등 개인활동이 많다고 친구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소속사에서 뒤늦게 이름의 의미를 알고 반대하기도 했다."
(심바) "디즈니 애니매이션 '라이온킹'의 심바다.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가라는 의미에서 한국 대표님이 지어주셨다."
-가수로서의 최종 목표는.
(심바) "래퍼로 이름을 알리고 싶다. 퍼포먼스에 강한 래퍼로."
(이코) "뮤지션으로서 성공하고 싶은 게 가장 최우선이다. 이후엔 패션 브랜드를 론칭하는 거다. 원래 패션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서 혼자 꾸준히 작업하고 있다. 브랜드 로고까지 완성해놨다."
(프린스 맥) "이미 나의 꿈은 이뤄졌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있으니까.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한국어를 능숙하게 하는 것, 그리고 가족들과 자주 보는 것이다."
(에디) "성룡 형님을 뛰어넘는 액션배우가 되고 싶다. 영화를 보면 '성룡표 무술'이 있듯 '에디표 무술'을 만드는 게 목표다.
(산청) "가수와 배우 모두 욕심난다. 안양예고 졸업 후 현재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재학 중이다. 가요계에서 입지를 먼저 굳힌 뒤 연기에 도전하고 싶다."
-팀 목표.
(에디)"세계적인 아이돌이 되는 거다. 미국·칠레 등 다양한 나라 멤버들을 투입해 멤버 수를 늘려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