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준우승 트라우마’ 울산, ‘플랜B’ 찾기 진행중
울산 현대가 '플랜B' 찾기에 돌입했다. 아직 신통치 않지만 꼭 필요한 과정이다.
울산은 1일 중국 귀양에서 열린 귀저우 런허(중국)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리그 4차전 원정경기에서 1-3으로 졌다. 조민국 울산 감독은 이번 원정에 김신욱, 하피냐, 이용, 김영삼, 강민수 등 주전 선수들을 대거 제외했다. 2월 26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1차전을 시작으로 지난달 29일 FC 서울전까지 8경기 내내 쉬지 않고 달려왔기에 휴식을 줬다. 특히 김신욱과 이용은 오는 6월 2014 브라질월드컵 출전이 유력하기에 체력 안배가 더 중요했다.
하지만 주전 공백은 컸다. 유준수가 전반 34분 선제골을 넣었지만 전반 38분 천즈지에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후반 6분 취보, 후반 35분 천즈지에가 연달아 골을 넣으면서 역전패를 당했다. 측면 수비수로 나온 신예 이명재와 정동호 등이 제 역할을 다해주지 못했다. 조 감독도 경기 후 "측면에 있는 선수들이 아직 미숙해서 보이지 않는 실수를 했다"고 인정했다.
울산이 H조 최약체 귀저우에게 일격을 당한 건 충분히 자존심 상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조 감독은 앞으로도 무조건 베스트11에 의존하기 보다는 새로운 얼굴을 꾸준히 기용해 플랜B를 찾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조 감독은 경기 후 "결과는 졌지만 새로운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줘서 만족한다"며 "수비수는 기존 선수들이 부상이 없다면 큰 교체는 힘들 것 같지만 공격과 미드필더에서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계속 쓸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울산은 지난 시즌 핵심 주전이 빠지면서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지난해 마지막 정규리그 경기에서 우승 트로피를 놓고 포항 스틸러스와 맞대결을 벌였다. 그러나 당시 주전 공격수 김신욱과 하피냐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면서 골을 넣을 선수가 없었다. 결국 포항에 결승골을 내주고 통한의 준우승에 머물렀다. 당시 김신욱, 하피냐가 경고 관리가 제대로 되지 못한 게 패인이었다. 그러나 둘 없이도 공백을 메워줄 선수가 있었다면 상황은 바뀔 수도 있었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울산은 초반 상승세에도 틈틈히 플랜B를 찾고 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항상 베스트11을 전부 가동하기는 힘들다. 우승을 위해서는 플랜B가 필요하다"며 "울산이 플랜B 찾기 실험을 귀저우 원정에서 한 건 맞는 선택이었다. 남은 경기를 평소처럼 한다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은 무난하다"고 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