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5억원이상의 보수를 받는 기업 등기임원들의 개별 연봉이 공개되면서 전문경영인으로서 웬만한 재벌 오너 못지 않은 연봉을 받는 전문경영인들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중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인물은 갤럭시S 시리즈 신화를 일궈낸 삼성전자 신종균(58) IM부문(IT&모바일) 사장이다. 신 사장은 같은 회사 권오현 부회장 뒤를 이어 지난해 전문경영인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지난 3월31일 공시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신 사장의 지난해 보수총액은 62억1300만원. 구체적으로 급여 11억7400만원과 상여금 15억9500만원 그리고 신경영 20주년 보너스 등이 포함된 기타 근로소득 34억4400만원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신 사장의 연봉이 액수로는 2위지만 실질적으로는 1위라는 시각도 있다.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해 부터 등기임원으로 재직했지만, 신사장은 지난해 3월15일에 등기임원으로 선임돼 2개월간의 급여가 빠져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매년 초 지급하는 PI 등 성과급도 빠져있다.
신 사장의 올해 연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14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 보수한도를 380억원에서 480억원으로 100억원 늘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신 사장을 주목하게 하는 것은 그의 이력이다. 이른바 ‘SKY’ 출신들이 즐비한 국내 최고의 기업 삼성전자에서 전문대 출신인 신 사장의 스펙은 ‘샐러리맨의 희망’이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다.
인하공업전문대 전자공학과를 나온 신 사장은 이후 편입으로 광운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삼성의 다른 CEO들처럼 석·박사나 미국 MBA 등 ‘자랑할 만한’ 스펙 없이 오로지 성실성과 열정·끈기로 세계 초일류기업 삼성전자의 CEO 자리에 오른 것이다.
실제로 신 사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갤럭시S 개발을 위해 3일(72시간)을 한 숨도 안잤다”며 스스로 “독종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덕분인지 신 사장이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갤럭시S 시리즈는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며 삼성전자가 애플을 제치고 글로벌 1위의 스마트폰 제조사로 올라서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신 사장이 이끄는 삼성전자 IM(IT&모바일) 부문은 지난해 영업이익만 24조원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증시의 분석가들은 신 사장이 지난해 연봉 62억원을 받았지만 영업이익과 대비했을 때는 연봉이 공개된 등기임원중 가장 낮다고 지적한다.
올해 신 사장의 가장 큰 고민은 스마트폰의 수익성 저하다. 중국산 제품의 저가공세가 계속되면서 스마트폰의 마진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애플과 중국산 제품의 협공을 뚫고 ‘샐러리맨’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