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로 문화 축제 '응답하라 1994 드라마 콘서트'가 화려한 막을 내리며 마음 한 켠 속 추억 여행을 간직하게 했다.
지난 15일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치러진 '응답하라 1994 드라마 콘서트'는 1일 2회 공연 총 7000명의 관객들이 운집한 가운데 공연 전 사전 부스 운영 및 각종 다양한 이벤트로 국내 '드라마 콘서트' 시장의 새 장을 열었다.
▶콘서트 넘어선 1990년대 페스티벌로!
정우·고아라·김성균·도희 등 출연진이 직접 방송에서 못다한 비하인드 스토리 공개와 함께 90년대 최고의 가수들이 펼치는 라이브 무대 공개로 공연 전부터 '응사앓이' 팬들을 설레게 했던 '응답하라 1994 드라마 콘서트' 시작은 사실상 공연 시작 1시간 전부터였다. 일반적인 콘서트 현장이 아니라 페스티벌을 연상케 할 정도로 90년대 추억의 먹거리 시식과 '응답하라 1994' 감동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부대 행사가 마련된 것. 드라마 속 유연석(칠봉)과 고아라(나정)가 즐겼던 따우스레스 자우르스 공룡빵 증정과 90년대 추억의 분식집 운영, 피자 시식 이벤트, 빕스 샐러드바 이용권 제공 등 CJ제일제당·CJ푸드빌(뚜레주르·빕스)·미스터 피자·오리온·하늘안과 등 상업적 이윤 추구를 배제하고 '응사앓이' 관객들을 위해 마련한 '90년대 축제의 장'이었다. 공연장 입구에는 '응답하라 1994' 신촌 하숙 내부를 그대로 재현한 포토존과 관객들이 자유롭게 배우들에게 궁금한 사항을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질문 게시판을 설치, 관객과의 스킨십을 높였다. 공연 중에도 관객들을 위한 선물은 계속됐다. 공연 최초·최후 예매자를 비롯, 출연 배우가 직접 출제하는 '응답하라 1994' 퀴즈를 통해 CJ 원 박스·퍼스트룩 등의 푸짐한 선물을 증정하며 무대와 관객과의 거리를 최대한 좁혔다. 정우는 퀴즈 정답자를 위해 직접 관객석까지 내려가 선물을 전달하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MC 윤종신+4인방의 폭소만발 입담
박기영의 '시작'을 부르며 무대에 오른 고아라 무대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 '응답하라 1994 드라마 콘서트' 백미는 무엇보다 MC 윤종신과 출연 배우 4인방의 '토크 타임'이었다. 노련하고 재치있는 MC 윤종신의 입담에 출연진의 위트 넘치는 응수와 예상을 넘은 대답, 배우들이 최초로 공개하는 이야기들로 공연 진행 내내 관객석은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드라마 콘서트'이기에 가능한 구성으로 토크쇼와 콘서트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 MC 윤종신의 맛깔 나는 진행과 운영이 묘가 돋보였다. 정우의 솔로 무대가 끝나자 "무엇보다도… 제 점수는요"라는 멘트로 웃음을 유도했다. 공연이 밸런타인데이 다음날이라는 점을 감안해 배우들의 초콜릿 선물 개수 질문부터 방송 종료 후 배우들이 CF 계약 숫자까지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디테일하고도 굵직한 질문으로 '응사앓이' 팬들의 호기심을 시원하게 해소케 했다. 배우들 또한 윤종신 못잖은 입담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밸런타인데이에 친구가 이사 가냐고 물을 정도로 선물을 많이 받았다'는 정우의 말에 김성균은 "술자리에서 안주로 먹은 초콜릿이 전부"라고 대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토크 타임 후 이어진 가수들의 무대의 포문은 홍대광과 하이니가 열었다. 홍대광은 故 김광석의 '그날들'과 故 서지원의 '내 눈물 모아'로 90년대 감성 무대를 완벽히 재현했고 하이니는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가질 수 없는 너'를 선보였다. 가수지만 이 정도로 관객이 많은 무대는 처음이라며 신기해한 도희는 타이니지 멤버들과 함께 R.ef'이별공식' 박진영의 '날 떠나지마' 서태지와 아이들의 '하여가'를 열창하며 완벽한 댄스실력을 선보이며 남자 관객들의 환호를 독차지했다.
▶보고팠다 '1994'
콘서트를 통해서만 유일하게 만날 수 있었던 015B·김조한·더 블루 등 '90년대 레전드'는 무대 등장만으로 온 객석을 요동치게 했다. 015B 초대 객원 보컬이었던 윤종신과 장호일, 헥스가 꾸미는 '아주 오래된 연인들' '신인류의 사랑' '친구와 연인' 무대로 관객석은 순식간에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이 밤의 끝을 잡고' '천생연분'과 함께 김조한이 등장하자 솔리드의 최고 전성기 시절 무대를 연상케 할 만큼 3040관객들의 환호는 절정에 달했다. 이날 무대의 압권은 90년대 최고의 하이틴 스타 '더 블루(김민종·손지창)의 등장이었다.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손지창은 "이 무대를 위해서 5㎏을 감량했다. 지금 이 관객분들과 더 블루 콘서트를 하고 싶다"는 등 무대와 관객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내며 팬들을 감동하게 했다. 세련된 무대 매너와 카리스마로 '그대와 함께' '너만을 느끼며' 등 추억의 명곡으로 더 블루를 완벽히 재현하며 관객들을 감동하게 했다. '너만을 느끼며'는 배우들이 함께 출연해 더 블루와의 무대를 즐기며 관객과 호흡했다.
▶10대부터 50대까지 응답한 '연초 유일' 공연
총 7000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90년대 향수와 추억, 드라마의 여운과 감동을 완벽히 재현한 콘서트는 전통적으로 연말 공연 일정 후 공연이 약세를 보이는 1·2월에도 불구하고 전 세대에게 고른 인기를 보인 유일한 공연으로 자리매김했다. 예매사이트 인터파크 기준 연령별 예매율에 따르면 30대 관객이 약 45%를 차지하며 최다 예매율을 기록했고 그 뒤로 20대(26.8%)와 40대(20.6%)관객이 뒤를 이으며 세대를 가리지 않는 고른 선호를 보였다. 1월 8일부터 2월 7일까지의 예매순위 1~3위를 차지하고 있는 인피니트·브루노 마스·B.A.P 등 아이돌과 팝 스타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응답하라 1994 드라마 콘서트'는 5위에 자리하며 3, 40대 관객의 힘을 입증했다. CJ E&M 음악사업부문 관계자는 "'응답하라 1994 드라마 콘서트' 경우, 전통적으로 연말 공연 일정 이후 공연이 약세를 보이는 1~2월에도 불구하고 전 세대에게 고른 인기를 얻은 유일한 공연이었다"며 "10·20대에게는 배우들과 즐거운 추억을 쌓는 동시에 90년대 가요의 매력을 맛볼 수 있는 시간인 동시에 30·50대 관객에게는 공연을 통해 1990년대 향수를 달래주는 유일무이한 공연"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