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LG가 새 외국인 투수로 리오단(28)을 선택했을 때 팬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다른 구단이 뽑은 화려한 경력의 외국인 선수들에 비해 이름값이 떨어진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리오단은 데뷔 후 7시즌 동안 마이너리그에서만 활약했다. 이에 대해 리오단은 "말이 필요 없다. 시즌 개막과 동시에 괜한 걱정이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리오단의 호언장담에는 이유가 있다. LG는 2년 넘게 그를 영입대상에 놓고 꾸준히 관찰해 왔다. 195cm의 장신을 이용한 강속구와 변화구 완급 조절 및 제구력이 좋다는 평가를 내렸다. 또 김기태 LG 감독은 평소 "외국인 선수는 적응이 관건이다"고 말해왔다. 자신이 직접 영입 후보들의 투구를 관찰하고 성격 등을 체크한 후에 리오단을 선택한 만큼 기대가 남다르다. 리오단은 현재 애리조나 피닉스의 LG 스프링캠프에서 몸 만들기에 한창이다. 일단 팀내 평가는 좋다. 함께 캐치볼을 해본 동료들은 "공이 묵직하고 낮게 깔린다"고 말했다. 구단 관계자들도 "팀에 보탬이 되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점을 높게 사고 있다.
최근 LG 마운드에는 비상이 걸렸다. 리즈(31)가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캠프에서 하차했기 때문이다. 낯선 한국 무대 적응과 리즈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리오단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한국에 대해 알고 있었나.
"친구가 서울에서 영어 강사로 일하고 있는데 환상적인 도시라고 했다. 또 콜로라도 시절 투수코치로부터 한국 야구는 수준이 높다는 말을 들었다."
-LG와 계약하게 된 계기는.
"훌륭한 야구 역사를 가진 한국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새로운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캠프에 합류하기 전 김기태 감독에 대해서는 어떻게 들었나. 실제 보니 어떤가.
"한국의 대표적인 레전드라고 들었다. 와서 직접 뵈니 매너가 정말 좋고 선수들을 강하게 믿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스프링 캠프 분위기는 어떤가.
"아주 즐겁다. 선수와 코치들이 내게 친절하게 대해주며 특히 훈련시간에 아주 적극적이고 열정적이라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한국 선수들은 어떤 특징이 있는 것 같나.
"미국 야구에 비해서 스몰볼 느낌이 강하다. 타자들 한 명 한 명을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컨택트 능력이 뛰어나며 삼진도 많이 안 당한다고 들었다."
-2011년부터 LG에서 뛴 리즈가 어떤 조언을 해줬나.
"한국 야구는 스몰볼에 가까운 빅볼이며 팀 내 선수들과의 융화가 중요하다고 들었다. 한국 생활과 음식, 문화 등에도 빨리 적응하라고 조언해줬다."
-캠프에서 먹는 한국 음식은 맘에 들던가.
"다행히 매운 음식을 잘 먹는다. 김치볶음과 제육볶음은 정말 맛있다."
-가장 자신 있는 무기는 무엇인가.
"스트라이크 존에 잘 집어넣어 유리한 볼 카운트를 만들 수 있는 능력과 땅볼 유도에 자신 있다. 자신 있는 구종은 비밀로 하겠다."
-LG에는 메이저리그에서 뛴 경험이 있는 봉중근, 김선우, 류제국 등이 있다.
"한국 타자 스타일에 대해 들었다. 한국 타자들은 스윙을 많이 하지 않으며 좋은 선구안을 갖고 있다고 들었다."
-한 스카우트의 평가에 의하면 '에너지와 열정이 부족한 선수(low-energy, low-enthusiasm guy)'라고 하던데.
"(크게 웃으며) 어떻게 알았는지…. 2006년 대학에 다닐 때 농담 비슷하게 들었다. 지금 나와는 전혀 관계없는 얘기다. 평소 성격은 밝고 긍정적이다. 덧붙이면 장난도 좋아하며 벌써부터 내 통역뿐 아니라 여러 선수들과도 이런저런 장난을 많이 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