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항상 좋아했던 배우가 있어요. 서우 씨. 미칠 것 같아요. 너무 사랑스러워요. 뭐랄까, 한 가지 색깔이 아니에요. 상처받은 고양이 같아요. 비에 젖은, 상처받은 고양이. 그래서 한없이 안아주고 싶고 보호해주고 싶어요. 항상 동생 같아요. 체구도 약간 아담하고 연기도 잘하고. 표독스러운 걸 해도 뭔가 사연이 있어 보이고. 써놓은 시놉시스가 있는데 호러로는 아직 안 갔거든요. 그걸 호러로 돌려서 쓰는 과정에서 분명히 서우 씨를 생각하면서 쓸 것 같아요.
-최지연에게 있어 연출이란 어떤 건가요?
<윤희> 의 주연배우로서 인터뷰한다고 “배우가 더 좋아요” 하는 게 아니라, 연출은 정말 다른 세상이고, 함부로 할 것도 아니에요. 제가 정말 부끄러워요. 장편 겨우 두 편 찍고 감독이라고 하는 것도 웃기고. 해봤던 좋은 경험이었고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할 거지만, 연출은 정말 아무나 하는 게 아닌 것 같아요. 제가 처음에 단편 찍은 다음엔 ‘왜 해?!’ 이랬어요. 이건 그야말로 미친 짓이고, 너무 괴로운 거고…. 제가 성숙하면서 ‘아, 이래서 하는구나’를 알긴 알았죠. 연출은 정말 대단한 거구나!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정말 별별 할 말이 너무 많아요. 함부로 할 게 아니기 때문에 감히 제게 딱 가까운 세상 같진 않아요.
-그럼 연기자로서, 어떤 감독이 캐스팅해주면 좋을까요?
저는 우리나라에서요, 상업 영화와 작가주의적 실험 영화 그 둘 다 잡은 게 봉준호 감독님 같아요. 물론 제가 봉준호 감독님 작품을 다 본 건 아니지만, 지금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자기 색깔도 드러내면서 철저히 상업 마인드도 추구하는, 그래서 봉준호 감독님은 연출자로서 제 롤 모델이에요. 그래서라도 한 번 뵙고 싶은 분이고. 그 다음에는, ‘그 다음’이 아니라, 또 좋아하는 연출자는 강형철 감독님. 그분도 진짜 제 롤 모델이에요. 연출하신 두 작품이 <과속스캔들> 과 <써니> 인데, 그 두 작품을 봤을 때는, 너무 영리하신 분이에요.
-상업적으로도 감각이 있죠.
가족, 드라마, 휴먼, 다 담아내는데, 대중이 좋아하는 코드를 다 안고 가시더라고요. 음악도 그렇고. 그렇게 영리한 감독님이시니까 ‘내가 연출하면 저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고, 또 배우로서 만나뵙고 싶기도 하고요. 대학원 1학기 때 소논문을 강형철 감독님으로 썼어요. 우리나라에서 상업 영화를 찍고 싶은 저로서는 너무 딱인 거죠.
억울한 사연으로 남한 법정에 선 탈북 여성의 드라마틱한 감동 스토리 <윤희> 는 1월 9일 개봉이다.
글 송지환 기자 songsun21@joongang.co.kr 사진 김태우 (INC스튜디오) | 스타일리스트 박남일 | 헤어 최안희 윤희> 써니> 과속스캔들>윤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