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마무리 투수 봉중근(33)은 23일 사이판으로 재활 훈련을 떠났다. 그는 2007년 LG 입단 이후 한 번도 빼먹지 않고 겨울 사이판행을 자원했다. 그는 "루틴이라고 해야 하나. 안 가면 불안하다"고 웃었다. 류제국, 우규민, 유원상, 이형종, 내년 새내기 임지섭 등이 봉중근과 함께 사이판으로 넘어갔다.
봉중근은 사이판에서 어깨 보강 훈련에 주력할 예정이다. 그의 왼 어깨엔 핀이 박혀 있다. 2000년 받은 어깨 수술의 흔적이다. 이 핀은 뼈를 고정하는 역할을 하는데 공을 많이 던지면 이 사이가 벌어진다. 완치하려면 재수술을 받아야 한다.
그는 "연투했을 때 한 두 번 불안했지만 어깨가 아파 못 던지겠다는 건 없었다. 플레이오프까지 안 아팠다"면서 "지금부터 3월 초 스프링캠프까지 재활하면 한 시즌은 제 스피드를 내고 던질 수 있다"고 재활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2011시즌 인대 접합수술을 받은 팔꿈치에 대해서는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봉중근은 올 시즌 LG가 정규시즌 2위를 하는 데에 헌신했다. 55경기에서 61이닝을 던지며 8승1패 38세이브를 거둬 뒷문을 확실하게 잠갔다. 그의 평균자책점 1.33은 리그 마무리 투수 중 톱이었다. 삼성 오승환(1.74)과 세이브 부문 1위(46세이브) 손승락(2.30)은 그보다 평균자책점이 높았다.
그는 올 시즌을 되돌아보며 "등판을 거른 적도 없고, 스피드가 시즌 끝까지 줄어들지 않았다"고 과정과 결과에 만족해 했다. 아쉬운 것은 역시 팀 성적이었다. LG는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 1승3패로 밀려 탈락했다. 그는 "김기태 감독님께서 시즌 끝나고 '1, 2경기 싸움이 될지 어떻게 알았겠나'라고 하시더라. 이길 수 있는 경기에 조금만 더 집중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제 하위권 팀이 아니니 자부심을 갖고 플레이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이판 캠프에선 훈련과 함께 연봉 협상도 이뤄진다. 봉중근은 작년 평균자책점 1.18에 26세이브를 거두고도 연봉이 1억5000만 원으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시즌 중반 소화전 함을 때려 팀에 피해를 준 것에 대한 벌을 달게 받겠다는 뜻에서였다. 하지만 올핸 성적도 좋고 불미스러운 일도 없어 연봉 상승이 기대된다.
그는 "단장님께서 각 팀 마무리급 대우를 해주신다고 했다. 신연봉제로 2억3000만 원이 삭감된 아픔이 있는데 인상률이 중요할 것 같다. 좋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 마무리 최고 연봉은 오승환의 5억5000만 원이었다. 손승락은 2억6000만 원을 받았다.
그는 "몸을 잘 만들면 내년에도 올해처럼 할 수 있을 것 같다. (오)승환이가 일본으로 갔다. 작년에 승환이를 목표로 하겠다고 했는데 이젠 승락이와 재미있는 경쟁을 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