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15일 신곡을 나란히 내놓고 음원 차트에서 맞붙었다. 16일 국내 최대 사이트 멜론 실시간 차트에서는 탑이 신곡 'DOOM DADA'로 1위에 올랐다. 이 밖에 벅스·네이버·다음·올레·소리바다·지니에서는 이적이 정규 5집 타이틀곡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로 1위를 차지했다. 이적이 1위에 오른 차트에서는 탑이 대부분 2위에 포진하며 순위를 위협하고 있다. 60%에 가까운 멜론의 점유율을 고려했을 때 양보없이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두 사람의 대결은 현 음원 시장을 정확하게 대변한다. 최근 아이돌 음원의 소비가 주춤하고 싱어송라이터형 가수들의 음원이 꾸준하게 사랑받으면서 시장에서 '50대 50'의 점유율로 맞서는 상황과 일치한다. 멜론 실시간 차트를 살펴보면 톱10에는 이적 외에도 노을·다비치·박효신·성시경 등의 곡이 포함됐다. 반면 아이돌 음원은 탑 외에 트러블메이커·미쓰에이의 신곡만 제외하면 전무하다. 아이돌 절대 우위의 시장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흐름이다.
이적은 앨범 발표전 기자들을 만나 "요즘 같은 시장에서 (신곡 반응이)어떨지 모르겠다. 음원 차트에 이런 곡이 들어가 있으면 부자연스러울 것 같다"고 소개했다. 이어 "대단한 성적을 낼 것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성적이 좋으면 좋겠지만 내 곡은 시차를 두고 사람들이 좋아해주는 편이다. 이 곡도 그런 곡이 됐으면 한다"고 몸을 낮췄다. 하지만 '귀를 호강시키는' 이적의 음악을 기다린 팬들의 숫자가 많았음이 성적으로 드러났다.
탑의 신곡 'DOOM DADA'는 2010년 6월 발표한 ‘턴 잇 업’ 이후 3년 5개월여만에 발표한 솔로 곡이다. 이 곡은 현대 대중문화를 바라보는 탑 자신의 시각을 표현했다. 거칠면서도 추상적인 가사와 초현실적인 분위기의 멜로디로 전투적인 느낌을 냈다. 무서운 분위기의 서브 베이스에 독특한 신스 사운드의 조화가 신선하고, 빠른 속도의 리드미컬한 랩과 중독성 있는 후크 또한 인상적이다.
이적의 타이틀곡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은 묵직한 피아노 사이로 가을 감성을 품은 이적의 목소리가 쓸쓸하게 흐르는 곡이다. 멜로디는 역시 클래식컬하고, 가사는 시적이다. 사랑하는 이에게 버려진 이의 상실감, 자책, 원망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