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의 일치였는지, 개그우먼 출신 섹시 스타 곽현화 씨는 '아티스트 봉만대'를 찍었고, 성채은 씨는 '가자, 장미여관으로'를 찍었다. 같은 레이싱 모델 출신 구지성 씨도 '꼭두각시'를 찍었다. 우연의 일치일까?
일단 가장 큰 이유는, 모르겠어요, 이슈성일 수도 있고, 저예산 영화인 것도 다 같은 공통점인 것 같기도 하고. 그런 거 아닐까요? 특별히 생각 안 해봤어요.
레이싱 모델 활동을 했었고, 옥타곤걸이고, 방송과 CF 등을 통해 섹스 어필한 이미지로 톱 이슈가 됐는데, 그런 이미지, 그런 활동들이 나중 언젠가 이수정에게 ‘훈장’이 될지 ‘족쇄’가 될지.
제가 여태껏 일해왔던 것들이 훈장이 됐든 족쇄가 됐든, 저는 일할 때 후회하면 어떡할 거고 또 후회 안 하면 어떡할 거냐 싶어요. 저는 그래요~. 제가 뭐, 그렇다고 못할 짓을 한 것도 아닌데. “그런 걸로 인해서 섹시 이미지로 굳어지면 어떡하나” 하는 질문을 하시고 싶으신 것 같은데, 응? 아닌데? 저는 섹시 이미지로 굳혀져도 상관없어요. 제가 하는 일이 섹시 이미지가 세고 강하잖아요. 더군다나 키 큰 여자애가. 그 뭐야, 옥타곤걸처럼 남자들이 좋아하는 스포츠 종목의 홍일점으로 활동하는 것만 봐도 섹시 이미는 셀 수밖에 없을 것 같고. 하지만 제가 갖고 있는 섹시 이미지는 20대가 가지고 있는 것, 30대가 가지고 있는 것, 40대…, 앞으로 해나갈 게 더 많다 보니까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아요.
이수정을 비롯해서 클라라, 강예빈 등 ‘섹시 이미지, 섹스 어필로 톱 이슈를 형성하는 셀러브리티들’, 그런 기사들을 접하거나 그런 질문을 받으면 어떤가.
요즘 ‘섹시 스타’ 이렇게 해서 강예빈, 클라라, 이수정, 이렇게 얘기 나오는 것들 보면 좋죠~! 섹시하다고 하면. 그리고 뭐, ‘그렇게 바라보는 게 웃긴다’ 이렇게 생각하는 게 오히려 더 이상하지 않나요? 지금 가장 핫한 스타, 그런 느낌이 좋고, 요즘 또 클라라 씨나 강예빈 씨도 많은 활동을 하고 있으니까.
최근 강예빈 권상우 스캔들 기사가 났었다. 이수정은 그런 스캔들과는 무관해 보인다. 최근 인터뷰들을 봐도, “최근 몇 년 간 연애를 해본 적이 없다”는 얘길 했는데, 스스로 좀 비참해지지 않던가. 젊디젊고 예쁘디예쁜 여자 모델이, 여배우가, “이 일 시작하고 몇 년 동안 연애해본 적 없어요”라고 얘기하는 게 사실은 자랑도 아니고, 물론 잘못한 것도 아니지만.(웃음)
근데 그 말에 살이 있어요. 제가 이쪽 일을 하면서 느끼게 된 건데, 옛날엔 남자친구 사귀면 남자친구한테 막 올인하는 면이 있어서, ‘일을 시작할 때는 남자를 만나지 말아보자’, 그렇게 마음을 정하고 일을 시작했어요. 그렇게 어느 정도 와보니까 ‘이제 남자를 만나 봐도 될 것 같은데?’ 이런 마음이 들긴 했는데, 그 시간이 너무 지나버린 거죠. 너무 안 만나고.(웃음) 누굴 만나서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귀찮아진 것 같기도 하고. 그런 시기가 한 번 있었는데, 또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제가 해왔던 일들을 쭉 보니, 이 일에 매력을 느끼면서, ‘아, 남자보다도 지금은, 일이 더 좋구나’ 싶은 거죠. 그런 단계가 있다 보니까 연애를 많이 못했던, 안 했던 것 같아요. 지금도 막 연애를 하고, 그러고 싶진 않고 일을 좀 더 해보고 싶고. 근데 일을 한다고 해서 연애를 못하는 건 아닐 텐데? 근데 그렇게 되면 제가 일을 포기하고 남자하고만 사랑하게 될까봐. 나이 한두 살 더 먹고 하다 보면 스스로 바뀔 수가 있잖나. 그렇다고는 하는데, 만나본 적이 없다 보니…. 만약에, 지금 일이 너무 좋은데 사랑하는 남자를 어떡하다 만났어요. 그 남자를 만나고 일을 하고 그러면, 어느 한쪽엔 소홀해질 거 아니에요? 준비가 안 돼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연애가 하고 싶지가 않아요. 일과 사랑, 양쪽에 약간씩 소홀하게 되더라도 할 건 해야 될 거 아닌가? 연애? 결혼? 뭐가 됐든. 그러니까, 일에 대해서만 미래를 설계하는 게 아니라 본인 삶에 대한 미래도 고민해야 되지 않겠느냐 하는 얘기. 근데 아직 나이가 어려서 아직은 좀 더 일하고, 아직은….
다음 영화도 계획하고 있나.
'미스체인지'가 개봉하고 다른 감독님들이 시나리오를 보내주시면 감사히! 시나리오가 안 들어오면,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고, 그러…겠…죠? 저는 영화 촬영 현장에 빨리 가고 싶은 생각이에요, 요즘은. 옛날에 어떤 배우 분의 인터뷰 기사를 봤는데, “현장 냄새가 그립다. 다시 가고 싶다” 이러셨어요. 그때 당시에는 그 글을 보고, ‘뭐야, 현장 냄새가 어떤데?’ 이랬는데, 저도 이제 끝나고 나니까 그 분위기를 알겠더라고요. 아쉬운 게 많아서 그런 거 아닐까? 그런 것도 있죠. 해보고 싶은 것도 많고, 뭘 준비해야 될지 조금씩 알아가니까. 욕심이 좀 많은 것 같아요.
요즘 확실히 관심 가는 상대 남자 배우가 있다면?
음, 고창석 씨. 그 분도 그런 스타일이잖아요. 재밌기만 할 줄 알았는데 알고 보면 속 내용을 연기로 다 하고 계시는. 베테랑이시잖아요. 욕심 아닌 욕심일 수도 있는데, 그런 분들? 그럼, 고창석과 이수정의 영화 장르는? 장르는 뭐, 로맨스일 수도 있고 코미디일 수도 있고. 한없이 슬픈 여인을 연기해보고도 싶고, 아니면 차태현 씨처럼 재밌는 분. 외형적으로 좀 밝고 건강하고 재미있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남자 배우들이네. 그분들을 실제로는 모르겠지만 그런 이미지를 갖고 있을 때 제가 연기하기도 편하고, 그 현장에서 제가 잘 스며들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어요. 아직 제가 초짜, 신인이라고 생각한다면. 고창석, 차태현은 이 얘기 들으면 되게 기뻐하고 흥분할 것 같은데? 아, 그래요?(폭소)
이 영화에 본인이 별점을 준다면, 별 다섯 개 만점에 몇 개나?
한참 생각. 제가요? 아, 이런 게 또 어렵구나? 어렵죠~! 제가 평점을 내리기에는…. 자, 그럼 좀 쉽게. 오직 이수정 입장에서! 5점 주고 싶죠~!(폭소)
생각보다 더 많은 관객들이 들어주면 물론 더 좋겠지만, 여하튼 이수정은 소박한 기대를 갖고 있다. 속된 말로, ‘첫 작품부터 왜 이렇게 오버야?’ 이런 느낌이 없다. 내심 편안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 보기 좋다. 이수정의 첫 영화, 첫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이수정 모두 욕심 과잉하지 않은 만큼 만족스러웠으면 좋겠다.
송지환 기자 songsun21@joongang 사진 한영신 (아트허브테오) 스타일리스트 이윤정 | 헤어 메이크업 엄혜민 (헤어 다흰, 메이크업 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