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과 '비주전'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다.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하는 SK가 4강 경쟁에서 탄력을 받고 있다. '이'와 '잇몸'이 모두 튼튼하다.
SK는 지난 25일 마산 NC전에서 주전 중견수 김강민(31)이 결장했다. 8월 타율이 0.360으로 팀 내 2위였던 김강민의 결장은 표면적으로 큰 손실이었다. 하지만 대신 출장한 박재상(31)이 안정된 수비로 공백을 메꿨다. 타격에서도 3타수 1안타로 힘을 보탰다. 8월 들어 리그 승률 1위(0.647·11승1무6패)를 질주 중인 SK의 원동력이 여실히 드러난 경기였다.
최근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SK는 다른 팀보다 선수들의 경험이 풍부하다. 특히 김강민·박재상·조동화(32)·김상현(33)으로 꾸려진 외야는 공격은 물론이고 탄탄한 수비까지 자랑한다. 신인 한동민(24)도 안정된 수비와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을 터트려주고 있다.
이만수(55) SK 감독은 현재 주전으로 보통 조동화·김강민·한동민 조합에 박재상과 김상현을 대타로 활용 중이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 박재상과 김상현을 주전으로 내세우고, 한동민과 조동화에게 휴식을 주고 있다. 여기에 1루수 박정권(32)도 우익수 수비가 가능하다.
정상호(31)와 조인성(38)으로 꾸려진 포수도 자타공인 리그 최고 수준이다. 외국인 투수 레이예스(29) 등판을 조인성이 전담해서 하는 등 로테이션으로 체력안배까지 하고 있다. 이만수 감독은 "지난 경기에서 컨디션이 좋았던 김강민이 빠졌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제 역할을 해냈다"며 "투수들도 백업 역할을 해주는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다. 가장 잘 나갔을 때의 SK 모습을 되찾을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실제 SK는 체력 부담이 큰 2연전 일정이 시작된 지난 6일 이후 승률이 리그 1위인 0.769(10승1무3패)다. 선수층이 얇고 주전들이 부상으로 빠진 KIA가 0.267(4승11패)에 그치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하일성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SK 최대 장점은 외야와 내야의 받치는 선수들이 좋다는 것"이라며 "유격수 박진만을 백업하는 최윤석도 그렇고, 여기에 포수는 최고 수준 아닌가. 9개 구단 통틀어서 SK가 가장 주전과 비주전의 실력차이가 없다"고 분석했다.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는 무더운 여름, 치고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을 갖췄다는 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