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대통령배 고교야구] 진격의 울산공고, 발로 만든 4강
울산공고 야구부는 2009년 11월 창단해 만 4년이 안 됐다. 하지만 그들의 열정 만큼은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다. 열정은 성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울산공고가 1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47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일간스포츠·중앙일보·대한야구협회 주최, 스포츠토토 협찬) 대구고와의 8강전에서 2-1로 승리했다. 올해 고교야구 주말리그 경상권리그에서 전·후반기 모두 2위를 차지한 울산공고는 이번 대통령배에서 4강에 선착하며 돌풍을 이어갔다. 창단 후 전국대회 4강은 2012년 전국체전에 이어 두 번째다. 최해명 울산공고 감독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간 긴밀한 조화가 만들어낸 힘"이라고 했다.
집중력의 승리였다. 울산공고는 1-1로 팽팽히 맞선 8회말 2사 3루 김웅빈(17)이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 상황에서 전력을 다해 1루 베이스로 뛰었다. 대구고 포수 채상준(18)은 재빨리 공을 잡아 1루로 던졌으나 공이 1루수 방재건(17)의 미트를 크게 벗어나면서 김웅빈은 세이프됐다. 그 사이 3루주자 양창운(18)이 홈을 밟으면서 울산공고는 결승점을 뽑았다. 상대 포수의 송구 실책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1루까지 전력 질주한 김웅빈의 투지가 돋보였다.
마운드에서는 울산공고 왼손 투수 구창모(18)의 호투가 빛났다. 구창모는 1-0으로 앞선 2회 1사 1·3루 위기에 구원 등판해 여광덕의 투수 앞 땅볼 때 3루 주자에게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이후 안정된 제구력을 바탕으로 대구고 타선을 잠재우며 7⅔이닝 5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타자 몸쪽으로 깊숙히 들어가는 직구와 움직임이 좋은 커브, 슬라이더가 돋보였다. 구창모는 "처음 마운드에 올라갔을 땐 투구 밸런스가 맞지 않아 동점을 허용했지만, 이후 단 1점도 주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힘껏 던졌다. 팀이 승리를 해 기쁘다"며 웃어보였다.
울산공고가 이번 대회 4강에 오르기까지 순탄한 경기는 없었다. 개성고과의 첫 경기에서는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6-5으로 이겼고, 16강전에서는 지난해 대통령배 4강팀인 경기고를 상대로 난타전 끝에 9-7로 승리했다. 최해명 감독은 "역사와 전통이 오래된 팀은 아니지만,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치고 있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 같다"며 "4강을 넘어 결승에 진출해 우승까지 넘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07년 이후 6년 만에 대통령배 우승을 노리는 광주일고는 이날 성남고와의 경기에서 0-1로 뒤진 9회말 2사 후 동점을 만든 뒤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2-1로 승리해 8강에 올랐다.
목동=김유정 기자 kyj7658@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