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문근영(26)은 특유의 해맑은 이미지를 가진 배우다. 덕분에 캔디형 캐릭터는 그의 주특기가 됐다. 현재 출연중인 동시간대 1위 MBC 월화극 '불의 여신 정이'에서도 동안의 해맑은 연기를 앞세워 맹활약 중이다. 그는 극중 조선시대 최초의 여성 사기장 유정 역을 맡았다. 드라마가 '팩션사극'이라는 점과 극 중 신분을 위장하고 남자인 척 살아간다는 설정은 문근영의 대표작 드라마 '바람의 화원(08)'과 거의 닮았다. '바람의 화원'에서 남장을 하고 살아가는 신윤복 역을 열연해 팬덤 문화를 이끌었던 그가 이번에도 이 두 가지 요소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난달 29일 방송에서 여자라는 사실이 들통난 문근영은 향후 이상윤(광해)과 러브라인을 그린다.
문근영은 5일 오후 경기도 일산동구 장항동 한 일식집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의상이나 촬영 분위기에 따라 그날의 기분에 많은 영향을 받는 편인데 정이 캐릭터를 하면서 성격이 더 유쾌해지고 밝아졌다"며 "정이의 정체가 밝혀진 뒤 이야기가 더 흥미로울 것 같다. 끝까지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도자기 빚는 건 흥미롭나.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은 아니라 지루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잘 맞는다. 촬영 스케줄 때문에 바빠서 선생님이 일주일에 한 번만 오라고 하셨는데 재밌어서 시간을 내 더 찾아갔다. 전시회를 할 수 있는 정도로 잘 했으면 좋겠지만 아직 그럴 단계는 아닌 것 같다. 나중에 '불의 여신 정이' 팀 배우들이 작은 전시회를 한다면 작품을 내놓을 수 있지 않을까."
-극 중 이상윤(광해)·김범(태도) 등 많은 남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다.
"조선판 캔디같다. 남자들의 사랑도 혼자 다 받고 참 행복하다. 물론 정이가 혼나기도 하고 괴로움도 겪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서 나 역시 좋다."
-파트너 이상윤과의 호흡은.
"좋다. 의식하지 않고 연기를 해도 호흡이 잘 맞아 신기할 정도다. 같이 연기할 때 공기와 분위기까지 정말 좋다. 촬영장 가는 게 설렌다."
-실제로도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팬클럽) 친구들이 특별한 편이다. 화력이 세다.(웃음) 그 친구들이 좀 많이 특별한 힘과 기운으로 응원해주고 있지만 사실 평소 (밖에 잘 나가지 않고) 집에만 있기 때문에 사랑을 받고 있는 느낌은 별로 없다."
-점점 더 어려지는 것 같다. 동안을 유지하는 비결은.
"어리게 살면 되는 것 같다. 유치할 수 있지만 어리게 사는 게 비법인 것 같다. 나도 이제 나이가 적은 편은 아닌데 (나이에 맞지 않게) 밝고 어리게 사는 게 내 성격인 것 같다. 어렸을 때 부터 동안인 게 좋았다. 동안이 콤플렉스였던 적은 한 번도 없다. 아역이었을 때는 내 어린 이미지 때문에 연기의 한계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걱정도 했는제 지금은 내 이미지가 좋다. 언젠가 늙고 죽을텐데 (오랫동안) 어리고 젊은 이미지로 대중들에게 기억된다는 건 좋은 것 같다."
-김연아·수지·아이유 등 '국민 여동생' 수식어가 붙는 스타들이 많다. 문근영이 인정하는 '국민 여동생'은.
"김연아씨는 평소 정말 좋아하는 분이다. 멋있다. 그 분은 국민 여동생이라기 보다는 뭔가 독보적인 이미지다. 수지씨와 아이유씨는 정말 사랑스럽다. 그 친구들을 보면서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나'라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나를 사람들이 지금의 수지씨나 아이유씨를 보는 것처럼 봤을까'라는 생각을 하면 새삼 기분이 좋아진다. 그런데 요즘 '국민 여동생'의 의미가 많이 약해진 것 같다. 단순히 귀엽고 사랑스러운 게 아니라 여러가지 제약이 많았다. 뭔가 하지 말아야할 것들이 많아 답답했다. 그렇게 답답하게 지낸 게 원망스러울 정도였다. 하지만 요즘엔 '국민 여동생'에게 그런 부분을 바라진 않는 것 같다."
-5일 KBS 2TV 월화극 '굿닥터'가 첫 방송된다. '바람의 화원'에 함께 출연한 문채원과 경쟁을 하게 됐다.
"경쟁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나도 열심히 할 거고, 언니도 열심히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처럼 언니도 행복하고 재밌게 촬영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