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은 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12-13' 결승전에서 웅진 스타즈를 4-2로 꺾고 우승했다. 7전4선승제로 진행된 이날 결승전에서 STX는 초반 2세트를 내리 따내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으며 중반 두 세트를 내줬지만 5, 6세트를 다시 잡으며 웅진을 꺾었다. 이로써 2000년 전신 소울로 출발해 2007년 STX 소울로 재창단한 이후 14년 만에 e스포츠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맛봤다.
14년 간의 한을 푼 STX은 김민기 감독은 물론이고 김윤환 코치, 선수 신대근 등 대부분이 눈물을 흘렸다. 2002년 소울에 입단, 여성 프로게이머의 길을 걷다가 은퇴한 서지수도 우승하는 순간 관중석에서 눈물을 쏟아냈다.
이들은 역대 결승전 우승팀들보다 많이 울었는데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14년 만의 우승한 것도 있지만 모회사의 경영난으로 팀 해체 얘기까지 나오는 등 어느 때보다 마음 고생이 많았기 때문이다.
자산 기준 재계 13위인 STX그룹은 올 상반기에 글로벌 경기침체로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설립 12년 만에 그룹 해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주요 계열사들이 생존하기 위해 감원 등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고 일부 계열사는 매각 등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급박하지 않은 프로게임단의 해체가 거론돼 선수들이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STX는 정규 시즌에서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준PO와 PO에서 쟁쟁한 팀인 SK텔레콤과 KT를 잇따라 격파하고 결승에 올라 우승까지 차지했다.
이번 우승은 어려운 회사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이날 경기 내내 자리를 지켰던 서충일 STX 사장은 직접 무대에 올라 "최근 회사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재기에 나서고 있다”며 “이번 우승은 회사가 부활하는 엄청난 반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뻐했다.
STX 프로게임단의 해체론도 잦아들 전망이다. 강대선 STX e스포츠단장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우승을 일궈낸 선수단이 자랑스럽다”며 "STX는 대한민국 e스포츠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