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CGV가 극장 측의 수익을 줄이면서까지 충무로 발전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CGV 서정 대표는 20일 오전 자사100호점인 서울 신촌 아트레온점 개관식에서 "제작·투자·배급·유통·상영 등 영화산업 파트너와 종사자들의 상생 및 동반성장을 위해 기존의 상영부율(제작사와 극장간 수익분배비율)을 선도적으로 조정하기로 결정했다"고 선언했다.
이번 선언과 함께 CGV는 오는 7월부터 서울 지역의 한국영화 상영부율을 55대 45(배급사 대 극장)로 조정한다. 배급사와 제작사 측에 좀 더 많은 수익을 안겨주기위해 CGV가 한발 양보하겠다는 말이다.
기존에 적용됐던 부율은 한국영화 기준 5대 5, 외화기준 서울은 6대 4, 지방이 5대 5 수준이다. 배급사의 몫을 제작사와 배급사, 또 투자사 등이 나눠가져야한다는 점을 감안할때 극장 측이 일방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었던 셈이다. 영화가 흥행에 성공해도 실제로 제작사가 가져가는 수익이 많지않아 '한국영화 발전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부분이다. 그동안 영화진흥위원회가 나서 표준상영계약서 권고안 등을 발표하고 제작가협회 등이 단체행동까지 하면서 부율의 합리화를 주장했지만 쉽게 고쳐지지 않아 논란이 됐다.
CGV가 앞장서 수년간 제기됐던 문제해결에 나서자 영화인들도 반색하고 나섰다. 한국영화단체연대회의 이춘연 대표는 "가장 중요한 문제중 하나였던 부율건이 이제야 해결됐다. 무엇보다 싸우지않고 대화로 해결됐다는게 중요하다.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결국은 대화로 해결점을 찾았다. 앞으로도 남은 문제들을 해결하는데에도 상호 소통이 활발하게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원동연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부회장도 "CGV가 선도적으로 이런 결정을 내려줘 고마울 따름"이라고 전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갈 길이 멀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아직 CGV의 부율조정이 전국이 아닌 서울 지역에 한정돼있고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 등 타 멀티플렉스 측이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에 CGV 서정 대표는 "영화계내 사업자들과의 관계가 여러 각도로 복잡하게 얽혀있어 아직은 부율조정안을 전국적으로 확대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차츰 해결점을 찾아갈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일단 CGV가 앞장서면 타 멀티플렉스도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