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경제 민주화를 주요 정책을 내걸면서 기업들이 검찰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등 소위 권력기관 출신 인사들들 대거 사외이사로 영입하고 있다.
29일 기업경영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는 20대 재벌기업 149개 상장사의 신임 사외이사를 분석한 결과 검찰과 법원을 비롯한 법조계,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등 사정기관을 포함한 관료 출신 비중이 크게 늘었다. 반면 학계와 재계 인사는 대폭 줄었다.
올해 주총에서 신규 선임된 관료 출신 사외이사는 총 51명으로 전체 94명중 54.3%를 차지했다. 2013년 주주총회가 열리기 전인 지난해 말 38.9%에 비해 비중이 15.4%포인트 높아졌다.
부처별로는 검찰 법원 등 법조계 출신이 17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국세청 9명, 공정위 3명 순이었다. 역시 작년 말과 비교하면 법조계 출신 인사 비중은 3.8%포인트나 높아졌고 국세청과 공정위 비중도 가각 3.5%포인트, 1.2%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학계 재계 언론 예능 출신 사외이사 비중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학계 출신 사외이사의 비율은 지난해 말 34.6%에서 26.6%로 감소해 8%포인트나 낮아졌다. 재계와 언론 출신도 16명과 2명으로 각각 5.6%포인트, 1.4%포인트 낮아졌다. 예능인 출신 신규 사외이사는 없었다.
전체 숫자로는 여전히 학계 출신 인사가 25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관료(법조 국세청 공정위 제외)출신 22명, 법조 17명, 재계 16명, 국세청 9명, 공정위 3명, 언론 2명 등의 순이었다.
한편 신규선임자를 포함한 20대 그룹 총 사외이사 수는 작년 509명에서 올해 489명으로 20명 줄었다.
CEO스코어 관계자는 "경기침체에 따른 구조조정 여파로 일부 그룹의 계열사 수가 줄어들었고 한사람이 2개사 이상 사외이사직을 맡을 수 없게 한 상법 개정도 작용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말했다.
그룹별로는 삼성 사외이사가 58명으로 가장 많았다. 58명중 학계 인사가 35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관료 15명이 뒤를 이었다. 관료 중에서는 법원 검찰 등 법조계 인사가 9명으로 압도적이었다.
현대차그룹은 총 43명의 사외이사 중 학계 출신은 19명에 불과하고 관료 출신이 22명에 달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국세청과 공정위 출신 사외이사가 가장 많이 포진해 눈길을 끌었는데, 국세청과 공정위 출신이 각각 8명과 7명에 달했다.
롯데그룹도 17명의 사외이사중 학계 출신은 단 5명에 불과하고 관료 출신은 법조계 7명, 국세청 5명에 달했다.
한편 20대 재벌중 하위 기업으로 갈수록 관료 출신 인사 비중이 급격이 높아지는 것도 특징이다.
두산그룹의 경우 총 26명중 법조계 출신 8명을 포함 관료 출신이 17명(65.3%)에 달하고 CJ도 26명 중 관료 출신이 18명으로 69.2%에 달했다.
신세계는 학계 출신이 단 한명도 없이 총 17명중 15명(88.2%)을 관료 출신들로 구성됐으며 동부그룹 사외이사 역시 총 20명중 13명이 관료였다.
이형구 기자 ninel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