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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급발진연구회 “급발진, 브레이크 시스템이 원인”
자동차 급발진의 원인이 브레이크 시스템의 일부분인 '진공배력 제동장치'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자동차급발진연구회는 27일 서울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자동차 급발진의 원인과 대책을 생각한다'는 주제로 개최한 보도발표회를 통해 "급발진 발생 시점과 차종별, 엔진별, 지역별, 제조사별, 운전조건별 조건 등을 프로파일링해 원인을 분석한 결과 안전을 위해 도입한 브레이크 진공배력장치가 급발진의 원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급발진의 원인으로 지목된 브레이크 배력장치는 대부분의 가솔린 차량에 있는 부품으로 브레이크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1970년대부터 널리 장착되기 시작한 부품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1970년 초부터, 일본에서는 1976년부터 급발진 사고가 보고되기 시작했다.
이날 발표를 맡은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브레이크가 작동할 때 배력장치의 진공호스 쪽에서 발생하는 압력변화가 엔진작동으로 인한 압력변화와 합쳐져 순간적으로 급발진 현상이 발생한다"며 "이는 일종의 공진현상과 유사한 압력서지(Pressure Surge)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때 쓰로틀밸브 앞뒤 압력차가 매우 커져 공기가 과잉 공급된다"며 "급발진 초기에 터보차져 효과로 출력이 급격히 상승해 차량 제어가 매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김 교수는 급발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조건도 함께 공개했다.
김 교수는 "출력이 큰 엔진을 장착한 중대형 차량에서 발생 확률이 높다"며 "흡기밸브 작동으로 흡기다기관 내부의 압력변화가 증가하기 때문에 배기량이 큰 차량의 사고율이 높게 나타난다"고 언급했다.
또 "시내주행에서 제동능력이 높게 설계된 한국과 일본 제조회사 차량의 급발진 발생 확률도 높다"며 "이 차량들의 공통점은 제동력 부족으로 EVP(전자식진공펌프)를 장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엔진공회전이 많은 곳에서 엔진부하변동이 자주 발생되도록 주행하는 차량도 발생확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컨, 헤드램프, 스티어링 조작, 냉각팬, 각종 전기부하 등을 사용하면 흡기다기관 내부의 압력 변화가 커진다는 것이다.
한편 국내에서는 2003년부터 2009년 말까지 연평균 급발진 신고건수는 107건에 불과했지만, 2010년부터 2012년 8월까지는 3배가 넘는 366건이 접수됐다.
지난 한 해 동안에는 급발진 사례로 모두 122건이 접수됐으며, 이중 국산차는 104대, 수입차는 18대로 나타났다. 이 중 가솔린 및 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SI(불꽃점화) 엔진 차량이 94.4%(102건), 디젤 연료를 사용하는 CI(압축점화)가 5.6%(6건)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