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칸 국제영화제의 특징은 할리우드 영화와 영화인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 그동안 행사의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 할리우드를 감싸안았던 칸 국제영화제가 이번에는 전례가 없다는 표현을 써도 좋을 정도로 많은 할리우드 영화와 영화인들을 포용했다.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을 심사위원장으로 내세우는가하면 '라이프 오브 파이' 등을 만든 이안 감독과 톱스타 니콜 키드먼을 심사위원 자리에 앉혔다.
개막작 역시 할리우드 영화 '위대한 개츠비'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로미오와 줄리엣'(96) 이후 바즈 루어만 감독과 17년만에 의기투합해 만든 작품이다. 칸 국제영화제 사상 극영화로서는 처음으로 3D상영이 단행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외 코엔형제의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의 주연배우로 출연한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비하인드 더 캔덜라브러'에 등장한 맷 데이먼 등 할리우드 배우들도 칸 국제영화제의 초청장을 받았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딸인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영화 '더 블링 링'은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의 개막작으로 칸 국제영화제에 소개된다. 폐막작 '줄루' 역시 할리우드의 색깔이 짙다. 프랑스 영화지만 주연을 맡은 배우는 할리우드의 올랜도 블룸이다.
사실 칸 국제영화제가 할리우드 영화와 영화인들을 초청하고도 경쟁작 심사에서는 주로 유럽영화의 손을 들어줬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 유독 할리우드가 강세를 보이는만큼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을거라는게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반면, 한국 장편영화는 올해 단 한편도 칸국제영화제의 초청을 받지 못했다. 문병곤 감독의 '세이프'와 김수진 감독의 '선' 등 2편의 단편영화가 소개되는게 전부다. 경쟁부문에만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과 홍상수 감독이 연출한 '다른 나라에서' 등 2편을 내보냈던 지난해와 비교돼 아쉬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