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열(72) 건동대 총장이 제32대 대한농구협회장 후보 출마 선언을 했다. 방 총장은 2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농구는 바닥까지 떨어졌다. 다시 농구의 중흥을 이끌기 위해 출마한다"며 "무엇보다도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서 "나를 비롯한 많은 농구인들이 농구의 발전을 위해 현 협회장인 이종걸 민주통합당 국회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싶었으나, 그마저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경기인으로서 한국 농구에 많은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서 출마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복고와 연세대를 나온 방 총장은 1962 자카르타 아시안게임과 1964 동경올림픽 대표팀에서 뛰었으며, 1982 뉴델리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과 1988년 서울올림픽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활약한 대표적인 경기인 출신 농구인이다. 1985년에는 남자실업농구연맹 부회장과 1993년에는 대한농구협회 부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방 총장은 농구 원로들이 주축을 이룬 '한국 농구 중흥을 염원하는 농구인 모임(가칭)'에서 이번 협회장 후보로 추대됐다. 4년 전 농구협회장 경선에도 출마했으나 당시에는 낙선했다.
방 총장은 현 협회장인 이 의원이 협회를 운영한 8년동안 2008 베이징올림픽, 2012 런던올림픽 등 국제 대회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고, 유소년 농구 저변은 감소됐고, 심판 비리 등의 문제가 불거지는 등 한국 농구를 제대로 이끌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회장에 당선되면 제일 먼저 혁신적인 대표팀 구성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방 총장은 "지금까지 대표팀은 국제 대회가 있을 때만 모여 훈련하는 방식이었다. 장기적인 훈련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경기력 향상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남녀 대표팀 모두 상비군을 조직해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을 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아시아권 대회 등 소규모 대회를 위한 2부 대표팀도 운영할 계획"이라며 "대표팀 감독 전임제는 아직 고려중"이라고 덧붙였다.
대표팀 복지향상도 약속했다. 방 총장은 "대표선수들의 수당도 현실화하고, 뛰면서 부상당했을 때의 보험문제도 해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방 후보는 대표팀 차출시 벌어지는 협회와 프로농구연맹(KBL), 한국여자농구연맹(WKBL)간의 불협화음에 대해서는 "협회라는 큰 틀 안에 KBL과 WKBL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협회의 주도하에 대표팀을 운영하되 KBL, WKBL과는 항시 소통하며 의견을 조율하겠다"고 말했다.
선수들 경기력 향상을 위해서는 국제 대회를 국내에서 유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방 총장은 "국제 대회를 국내에서 개최하면 선수들이 대회에 참여하기 쉬워 경기력을 높일 수 있다"며 "지금까지 재정적인 문제로 대회 유치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았지만, 스폰서를 구하면 충분히 유치 가능한 일"이라고 전했다. 재정적 문제는 기업 스폰서, 기부 등을 통해 해결하겠다고 했다.
이 외에도 "비리 심판으로 인해 한국 농구 위상이 떨어졌다"며 "심판사관학교를 만들어 국제경기에서 활약하는 심판을 양성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협회장 후보 등록은 21일 자정에 마감된다. 22일 최종 후보자 등록을 공고한 이후 31일까지 산하 연맹과 시, 도지부의 대의원 추천을 마감해 2월 5일 협회장을 뽑게 된다. 24명의 농구 단체장 중 과반수의 득표를 획득해야만 협회장으로 선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