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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김문영 칼럼] 경마발전 위험 요인
생산자와 마주, 경마팬의 희생만 강요해선 한국 말산업 발전은 요원하다
경마를 창출하는 과정에서 이익을 얻든 손해를 보든 자신의 자본을 직접 투자하는 계층은 마주와 생산자 그리고 경마팬이다. 그러데 한국의 경마산업 구조는 이들의 희생을 지나치게 강요하는 구조라 이대로 가다가는 말산업 전체가 큰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다. 글로벌산업인 경마산업의 특성상 생산자와 마주, 경마팬을 탄탄하게 세우지 않으면 국가 독점으로 운영되는 한국경마산업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현재 한국경마는 생산자와 마주·경마팬이 손해를 보는 비율이 너무 높아 경마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에 가장 큰 위험요인이 되고 있다.
국산마가 생산된지 20여년이 됐지만 경주마의 질은 세계와의 경쟁에서 크게 따라붙지 못한 채 과잉생산으로 인한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경주마의 과잉생산으로 인해 300여두에 이르는 국산마들이 경주로를 밟아보지도 못하고 있다. 이미 많은 생산농가가 경매로 넘어가거나 빚에 허덕이다가 압류되는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씨암말 등록 두수가 급증하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과잉생산의 폐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마주의 경우는 어떠한가. 서울경마공원을 예로들면 1993년 342명의 마주로 출발한 마주제 경마는 지금까지 9차례에 걸쳐 550여 명이 추가로 등록됐다. 그러나 현재까지 서울마주협회만 420여명이 마주를 포기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렇게 많은 마주가 중도에 포기를 한 것은 ‘부와 명예의 상징’이라는 선전과는 달리 손해만 보고 명예도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2012년 기준 국산마 평균 거래가격은 3830만원이었고 외산마는 부대비용 포함 수말 2000여 만원, 암말 4000여 만원이었다. 그런데 경마상금 반영가는 국산마 3568만원, 외산마 3134만원이었다. 한국의 마주들은 엄청난 손해를 보면서 경마창출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경마팬은 세계적으로 가장 적게 적중 배당금을 돌려받는다. 기타소득세를 포함하면 30% 정도를 잃는 셈이다. 매 경주 같은 금액으로 마권을 구입할 경우 4경주만 연속적으로 적중하지 못한다면 가지고 간 돈을 모두 잃는 것이 한국경마의 현실이다. 세계의 경마산업 현황을 살펴볼 때 각국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경마산업의 발전은 경마상금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경주편성과 연계한 경마상금의 운용정책을 보면 그 나라의 경마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다. 특히 경주마 생산을 겸하고 있는 나라일수록 경마상금의 중요성은 더욱 크게 부각된다.
경주마생산을 하지 않는 나라라 할지라도 홍콩이나 싱가폴, 아랍에미레이트와 같은 부자나라에서는 경마상금의 중요성을 경주편성에 그대로 반영한다. 경마상금은 경마시행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놓아야 한다. 경마상금을 통해 마주와 생산자의 재투자가 이뤄지고 그럼으로써 질좋은 경주마가 레이스를 펼쳐 경마팬에게도 서비스가 되는 것이다.
경마상금을 인건비 개념으로 생각하여 아끼려고 하면 할수록 경마산업은 퇴보할 수밖에 없다. 생산자와 마주, 경마팬의 과도한 희생만 강요되어 이들의 기반이 흔들리면 한국의 경마산업은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는 것이다. 영국과 아일랜드, 프랑스, 독일, 미국 캐나다, 싱가폴, 홍콩 같은 나라들이 경마산업의 사양화를 막고 발전을 지속시키기 의해 어떤 정책을 구사했는지 벤치마킹하는 것이 좋다. 왜 이들 나라에서는 각종 세제혜택까지 주면서 경마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안간힘을 쏟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까지 두어 경마를 인위적으로 말살시키려하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한 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