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가 있어도 계속 뛰었다. 어깨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않은 최진수(23·202㎝)가 투혼을 발휘하며 고양 오리온스의 연승을 이끌었다.
오리온스는 23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전에서 90-73으로 완승을 거뒀다. 5연패 후 2연승을 달린 오리온스는 10승(13패) 고지를 밟으며 부산 KT와 공동 7위로 올라섰다. KGC는 연승 행진이 3에서 끊겼다.
최진수는 지난 10월 28일, 서울 삼성전에서 왼쪽 어깨 부상을 당해 한 달 넘게 코트에 서지 못했다. 사우스켄트고 3학년 시절이었던 지난 2008년, 오른쪽 어깨를 다쳐 10개월동안 농구를 하지 못했던 최진수 입장에서는 또 한 번의 어깨 부상에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최진수의 부상에 오리온스의 성적도 나빠졌다. 1라운드에서 6승3패로 순조롭게 출발했던 오리온스는 11월에만 2승6패를 기록하며 중하위권으로 처졌다.
몸상태가 완전하지 않았고, 한 달을 넘게 쉬는 부상으로 트라우마도 남아 있었다. 그래도 최진수는 이를 악물었다. 9일 서울 SK전에 복귀한 뒤 조금씩 경기 감각을 끌어올린 최진수는 15일 전자랜드전에서 22점을 넣고 회복된 경기력을 보였다. 이어 KGC전에서 최진수는 절정의 슛감각을 앞세워 팀 승리를 이끌었다.
KGC와 만나 최진수는 1쿼터부터 날아다녔다. 3점슛 4개를 던져 모두 적중시키며 14점을 넣었다. 초반 기선을 제압하는데 최진수의 슛이 한 몫 했다. 3쿼터에는 리바운드만 5개를 잡아내며 KGC의 추격을 따돌렸다. 이날 최진수는 16점 8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최진수의 맹활약에 다른 선수들도 빛났다. 리온 윌리엄스가 21점 10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더블 더블' 활약을 펼쳤다. 오리온스는 전태풍(14점 7어시스트), 김종범(10점), 전정규(11점) 등 5명이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최진수는 "아직 몸상태도 70%밖에 안 된다. 어깨 부상에 대한 트라우마가 남아 있다. 그래도 코트에 서면 그런 생각이 싹 사라진다"고 말했다. 추일승(49) 오리온스 감독도 "1쿼터부터 (최)진수가 잘 풀어줘서 경기를 이길 수 있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창원에서는 창원 LG가 13점 8리바운드를 기록한 로드 벤슨(28·207㎝)의 활약에 힘입어 인천 전자랜드를 70-64로 꺾었다. 원주에서는 홈팀 동부가 전주 KCC를 77-71로 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