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정도까지 스코어가 벌어질 걸로 생각하지 못했다. 내년에는 꼭 진검승부를 해보고 싶다"
포항이 주전급 선수를 대거 제외한 서울을 상대로 혼쭐을 냈다. 포항은 29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서울과의 K-리그 43라운드에서 조찬호(26)의 해트트릭, 김광석(29), 황진성(28)의 추가골로 5-0으로 대파했다. 포항은 승점 74점을 기록해 이날 제주에 1-2로 역전패한 수원(승점 73)을 따돌리고 단독 3위로 뛰어올랐다.
대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이날 경기는 의외로 싱겁게 끝났다. K-리그 우승팀 서울과 FA컵 우승팀 포항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지만 서울이 주전급 선수들을 대거 제외해 진정한 승부를 펼칠 기회는 다음으로 미뤄졌다. 황선홍(44) 포항 감독은 "이같은 스코어가 나올 줄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상대가 베스트 멤버를 빼고 나와 퀄리티를 떨어트리지 말자고 선수들한테 주문했는데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잘 해줬다"고 평가했다.
서울에 대승을 거뒀지만 황 감독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포항도 FA컵 우승 뒤 치른 첫 경기였던 부산전에서 0-2로 패했던 것을 상기시키며 동기 부여가 돼지 않아 승부가 갈렸다고 봤다. "서울도 좋은 팀이고, 그동안 잘 해왔다. 오늘 경기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한 황 감독은 "내년 개막전 때 다시 맞붙으면 그때 진검승부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3위에 오른 포항은 다음달 2일 최종전인 수원전에서 '유종의 미'를 다짐했다. "어차피 최종전에서 3위가 갈린다. 홈팬들 앞에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다. 잘 치러서 승리로 올 시즌을 마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