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지난 2일부터 충남 서산 2군 전용구장에서 마무리 훈련을 진행 중이다. 김태균, 장성호, 이대수 등 주전급 선수들은 대전에서 훈련하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서산에서 김응용 신임 감독(71)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김응용 감독은 "코치들이 모두 선수들의 체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태에서는 마무리 훈련을 한 적이 없고, 삼성에서는 경산에서 한 달 정도 하는 게 다였다. 하지만 한화는 올해 성적이 나빴다. 우승팀은 마무리 훈련이 필요없지만 한화는 필요하다"고 강훈련의 이유를 설명했다.
힘든 훈련의 정점은 점심시간이다. 한화의 마무리 훈련에는 점심시간이 따로 없다. 각자 시간이 나는 대로 햄버거나 피자, 과일 등으로 배를 채우는 게 전부다. 김응용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노재덕 단장 등 구단 프런트들도 예외가 없다. 밥 먹는 시간도 아깝다는 이유에서다. 베테랑 추승우는 "식사도 알아서 해결한다. 훈련량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올해 성적이 안 좋으니 당연하다고 여기고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빡빡한 스케줄만 봐도 훈련강도가 느껴진다. 선수들은 오전 6시쯤 기상해 산책을 한 뒤 아침식사를 하고 7시20분까지 집합한다. 숙소에서 버스로 30분 정도 거리인 서산 구장으로 이동한 뒤에는 9시부터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한다. 일부 선수들은 도착하자마자 조기훈련을 하기도 한다. 공식 훈련 마감은 오후 3시30분. 선수들의 평가를 위해 홍백전도 이틀에 한 번꼴로 치른다. 김응용 감독과 김성한 수석코치가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 있기에 선수들의 열기는 대단하다.
숙소로 돌아간 뒤에도 쉴 틈은 없다. 오후 5시에 이른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삼삼오오 짝을 지어 웨이트 트레이닝장과 주자창으로 몰려간다. 7시30분까지 계속되는 야간 훈련을 위해서다. 주차장에는 배팅 훈련을 위한 그물이 마련돼 있다. 채창환 한화 전력분석원은 "훈련이 끝나면 선수들이 쉬기 바쁘다. 딴 생각할 틈이 없다"고 설명했다.
서산구장은 이러한 선수단의 의욕을 담아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 250억원이 투입된 서산 구장의 운동장과 실내연습장은 최신식 시설로 지난 10월 완공됐다. 김응용 감독도 "실내연습장은 내가 가본 곳 중 최고"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12월에 공사가 마무리되는 숙소는 선수들의 편의를 위해 1인1실로 지어진다. 현장을 찾은 한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은 "2군 구장 중에서 이만한 시설을 갖춘 곳은 드물다"고 엄지를 세웠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정승진 구단 사장이 직접 설계과정을 지켜봤다. 코치진이 건축 도중 현장을 찾아 개선해야할 사항을 지적하는 등 신중하게 준비하며 만들었다. 한화의 미래가 달린 곳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