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와 '최연소'라는 타이틀 수를 늘리며 전세계를 누비고 있는 팝페라테너 임형주(26)가 또 한 번 의미있는 일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데뷔 15주년, 세계 데뷔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18일 오후 6시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단독 콘서트 '클래식 스타일(Classic Style)'을 연다.
대관심사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이 무대에 국내 아티스트 가운데 조수미·조용필·조영남 이후 네 번째로 단독 공연을 펼친다. 뿐만 아니라 1988년 오페라극장이 문을 연 이후 이 무대에서 서는 '최연소 아티스트'란 타이틀도 달았다.
임형주는 "지난달 오페라극장이 대관됐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기뻤다. 공연 포스터를 다시 찍고 콘셉트를 확 바꿀 정도로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나의 첫 정통 클래식 공연을 열 예정이다"며 한껏 들뜬 모습으로 말했다.
-공연 준비는 잘 되고 있나.
"대관 소식을 듣고 갑자기 모든 콘셉트를 바꾸느라 잠도 못 자고 준비하고 있다. 50인조의 코리안 내셔널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한꺼번에 모이기 힘들어서 사흘 내내 연습하고 끝냈는데 무척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오케스트라와 풀리(Fully)한 사운드를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대관이 힘든 곳으로 유명한 오페라극장에서 공연을 펼쳐 더 기쁠 것 같다.
"가수 인순이씨도 대관에서 2번 탈락해서 불만을 토로한걸로 안다. 그런데 내가 국내 아티스트 중 네 번째로 오페라극장에서 단독 공연을 하게 돼 놀랍고 기쁘다. 행운아인 것 같다. 사실 내가 대관 서류를 넣은 게 아니다. 공연의 후원을 하고 있는 MBC 측에서 서류를 넣었다. 처음에 예술의 전당에서 한다고 하길래 음악당 콘서트홀인 줄 알았는데 오페라극장이라는 말을 듣고 준비했던 레퍼토리를 다 엎었다. 내 공연 역사상 처음으로 클래식 콘서트를 연다. 정통 클래식을 부를 예정이다."
-지난달 30일 일본 도쿄의 시나가와 큐리안홀 대극장에서 공연을 했다. 당시 반응이 뜨거웠다고 들었다.
"1200석 공연장인데 1000석이 넘게 찼다. 요즘 한국 아티스트가 일본에서 활동하고 좋은 반응을 얻기 힘든 분위기이지 않나. 매진은 아니었지만, 이 정도면 대단한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공연 후 악수회를 했는데 팬들과 가까운 곳에서 교감할 수 있어 좋았다."
-마지막 피날레에서 한복을 입었다고.
"지인들은 만류했다. 일본 공연에서 굳이 한복을 입어야하냐며 말렸지만 내가 끝까지 고집했다. 그건 내 소신이다. 뉴욕 카네기홀 뿐만 아니라 해외 독창회에서도 한국 가곡을 부를 땐 한복을 입었다. 그런데 혐한 분위기라고 한복을 안 입는 것도 웃긴 일이라고 생각했다. 한복을 입고 앙코르 무대에 등장했을 때 관객들이 놀라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나의 오랜 일본 팬들은 탄성을 지르며 환호해줬다. 공연 후 일본 마이니치 신문기자와 산케이 신문기자가 '정말 멋있었다'며 '왜 한복을 고집했는지 알겠다'고 극찬했다."
-예능에 출연하거나 다른 분야에 도전할 생각은 없나.
"데뷔 1~2년 차였다면 다양한 시도를 해봤을 것 같다. 하지만 나에겐 10년 넘은 오랜 팬들이 있지 않나. 그 분들을 생각해서라도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나의 푼수기질이나 엽기적인 모습에 팬들이 배신감이 들까봐 그동안 예능 프로그램 출연 제의도 정중히 거절했다. 개인적으로 신승훈씨를 좋아한다. 대중가수 중 나의 롤모델이다. 그 분도 데뷔 이후 한 우물만 파는 분이다. 한 장르와 분야에 집중하는 분들을 보면 존경스럽다. 나 역시 그러고 싶다."
-향후 계획은.
"이번 콘서트와 동명 타이틀로 첫 클래식 앨범을 낼 예정이다. 팝페라를 하는 사람이 클래식 앨범을 내는 건 일종의 외도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색다른 변신을 했다고 표현할 수 있다. 이번 변신에 팬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내년 12월에는 카네기홀에서 공연을 열 예정이다. 또 재능기부를 위한 다양한 공연에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