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게임을 스포츠처럼 즐기는 e스포츠가 세계 최초로 태동한 나라로 e스포츠 종주국으로 통한다. 그래서 정부는 e스포츠로 세계에 한국을 알리기 위해 지난 2008년 국제e스포츠연맹(leSF)을 설립했다. 올해로 4년째를 맞는 leSF은 3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5일까지 충남 천안시 천안삼거리공원에서 'leSF 2012 월드 챔피언십'을 연다. 현재 러시아·중국 등 33개 회원국을 확보하며 한국형 e스포츠를 세계에 전파하고 있는 leSF의 오원석(54) 사무총장을 2일 만났다.
-올해로 3번째 맞는 월드 챔피언십은 어떤 대회인가.
"IeSF 회원국이 주최하는 국가대표 선발전을 거친 각국 대표선수들만이 참여하는 국제e스포츠대회다. 참가 선수들은 다른 e스포츠대회와 달리 각국 정부가 인가한 협회에서 선발해 진정한 의미의 e스포츠 국가대표라고 볼 수 있다. 또 IeSF에서 추진하는 국제표준화 연구의 테스트베드이기도 하다. 단순히 대회 흥행이나 홍보 효과에 그치지 않고, 향후 글로벌 e스포츠의 방향을 점검하고 비전을 공유하는 자리다."
-이번 대회의 특징은.
"이번 대회를 통해 IeSF는 40개의 회원국을 확보할 예정이다. 40개 회원국이 확보되면 IeSF의 비전인 '스포츠어코드' 가입 조건에 한 걸음 더 다가가고 국제기구로서의 위상을 확립할 것으로 본다. 스포츠어코드는 국제 스포츠 의사결정 회의로 스포츠계의 국제연합(UN)이다. 대회 콘텐츠면에서는 지난 대회보다 한층 향상됐다. 게임방송인 나이스게임TV와 트위치TV로 모든 경기를 중계한다. 이번 대회로 IeSF의 국내외적 인지도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대회에서 스크린골프가 시범 종목으로 선정됐다.
"스크린골프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느끼는 많은 사회인들이 즐기는 종목이다. 단순히 PC나 콘솔 기반의 게임만이 e스포츠의 도구가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케이드게임인 펌프도 한국e스포츠 공인 종목으로도 선정된 바 있다."
-국제e스포츠연맹이 하는 일은.
"2000년대 중반 e스포츠가 활성화되면서 각국 e스포츠 협단체는 FIFA나 IOC와 같은 하나의 국제기구의 필요성을 느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이 주도해 창설한 국제조직이 IeSF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통용될 수 있는 표준화된 제도를 바탕으로 e스포츠의 기반을 마련하고 한국의 우수한 e스포츠 노하우를 국제적인 기준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또 e스포츠를 정식 스포츠로 인정받고, 국제적으로 e스포츠의 위상을 확립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4년간의 성과는.
"그동안 33개 회원국을 확보했고 올해 40개로 늘려갈 예정이다. 또 스포츠어코드나 OCA와 같은 스포츠 협단체와도 지속적인 교류를 가지고 있다. 특히 내년에 개최되는 실내·무도 아시안게임에서 IeSF는 e스포츠 관련 공식 협상기구로 지정됐으며 모든 규정, 국제 심판 등에 대한 관리감독을 하는 것으로 협의됐다. 또 얼마 전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열린 e스포츠 국제기구의 필요성에 대한 회의에 IeSF가 패널로 참석했다. 이는 해외 e스포츠 협단체들이 IeSF를 국제기구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으로 생각된다."
-연맹이 활동하는 데 가장 어려운 점은.
"재정적인 면에서 보다 다양한 업무를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비영리 e스포츠 국제기구로 자리매김하기까지 충분한 지원이 필요하다."
-앞으로의 계획은.
"내년부터 각 회원국 내 미디어를 통합한 글로벌 e스포츠 미디어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전 세계에서 이슈화되는 e스포츠의 소식을 IeSF가 중심이 되어 보다 많은 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에 알릴 생각이다. 또 한국e스포츠협회와 함께 국제심판 양성 프로그램을 실행할 예정이다. 2013 실내·무도 아시안게임을 통해 e스포츠가 정식 스포츠 종목으로 손색이 없다는 것도 보여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