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준(32·롯데)이 24일 사직 두산전에서 8이닝을 5피안타 무실점 호투였다. 탁월한 위기 관리가 돋보였다. 안타를 맞고 주자를 득점권까지 내보내도 차분하게 상대을 막아냈다.
송승준은 1회와 8회를 제외하고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다. 0-0이던 3회초 2사에서 임재철에게 몸쪽 직구를 던졌다가 좌중간 안타를 맞았다. 이어 이종욱에게 볼넷을 허용해 1·2루가 됐지만 김재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위기는 5회초에도 찾아왔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최재훈과 이종욱에게 안타를 맞아 또 다시 2사 1·2루에 몰렸다. 그러나 송승준은 김재호를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무사히 마쳤다.
송승준은 이날 최고 148㎞의 빠른 공을 던졌다. 직구와 커브, 체인지업과 포크볼이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찔렀다. 위기에 몰리면 더욱 힘을 모았다. 총 116개의 공을 던지며 시즌 최다 투구수(종전 115개·4월19일 SK전)를 기록했다. 삼진 4개를 잡아냈고, 볼넷은 두 개만 허용했다. 8이닝을 5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송승준에게 올 여름은 유난히 고단했다. 6월23일 잠실 LG전에서 왼쪽 골반 근육을 다쳤다. 이후 연패 수렁에 빠졌다. 7월9일엔 2군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그가 1군 엔트리에서 빠진 건 2007년 이후 처음이었다. 송승준은 전반기 16경기에서 4승8패, 평균자책점 4.37에 그쳤다. 그는 "부진할 때 집에서 아내 눈치를 보는 게 힘들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송승준은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힘을 냈다. 8월에만 2승을 거뒀고, 이날 시즌 7승을 올리는 데 실패했지만 투구 내용은 최고였다. 이제 가장 대접을 제대로 받겠다.
-오늘 투구 내용이 좋았다.
"초구 스트라이크가 생각대로 들어갔다. 덕분에 타자와의 수 싸움을 유리하게 할 수 있었다. 투구 패턴을 평소와 다르게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시즌 최다 투구수를 기록했다.
"체력적인 부담은 없다. 5년간 풀타임으로 뛰었던 경험이 있어서다. 최근 몇 차례 우천으로 경기가 순연되면서 체력을 비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