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꽃피는 대한민국이다. 고소영-장동건 부부의 뒤를 이을 이병헌-이민정 커플 소식으로 지난 주말 뜨겁게 달궈졌던 대한민국은 안방극장 역시 각종 러브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가히 러브 버라이어티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각종 채널에서는 앞다퉈 새로운 러브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내놓고 시청자들의 몸과 마음을 유혹하고 있다. 지난 19일 첫방송된 MBC '정글러브'를 비롯해 20일 첫선을 보인 MBC '반지의 제왕', 매회 뜨거운 화제를 낳고 있는 SBS '짝' JTBC '꽃탕', tvN '더 로맨틱' 까지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러브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들을 살펴봤다.
▶'산장미팅'에서 출발한 러브 버라이어티
국내 러브 버라이어티의 시초는 KBS 2TV '산장미팅 장미의 전쟁'(이하 '산장미팅')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2003년 당시 첫선을 보인 '산장미팅'은 연예인 남성과 일반인 여성이 숲속 산장에 모여 미팅을 한다는 컨셉트로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산장미팅'에 출연한 일반인 여성들은 이를 계기로 이름을 알리고 연예계에 데뷔하기도 했다. 탤런트 윤정희를 비롯해 임성언·최하나·김빈우·최윤소 등이 '산장미팅' 출신 연기자들. '산장미팅' 후 국내 러브 버라이어티는 여러가지 형식으로 발전했다.
MBC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는 스타 친구들의 미팅을 주선하는 형식을, '우리 결혼했어요'는 가상 부부를 만드는 형식을 취했고 XTM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처럼 심리게임 형식을 덧붙인 경우도 있었다. '산장미팅'의 이명한 PD가 만든 tvN '더 로맨틱'은 영화를 차용했다. 여성 출연자들이 남성 출연자들을 만날 때 영화의 한장면을 패러디해 여성 시청자들에게 판타지를 심어주려고 노력했다.
▶SBS '짝'으로 전환점
최근들어 가장 화제를 모으는 러브 버라이어티는 SBS '짝'. 다큐멘터리 형식을 가미해 마치 '동물의 왕국'을 보는 듯한 리얼리티를 선사하는게 제일 큰 특징이다. 출연자들의 이름은 가린 채 번호를 부여하고 성우의 내레이션으로 프로그램을 진행, 시청자들의 집중도를 높인다. 여기서 한단계 발전한 것이 JTBC '꽃탕'. 중년들의 러브 버라이어티로 사랑은 젊은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중년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년의 미혼, 돌싱 남녀 10명이 3박 4일간 여행을 떠나 새로운 사랑을 꿈꾼다. '꽃탕'에서도 시청자들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실명이 아닌 빨강 보라 연두 등의 색깔로 이름을 부른다. 2030의 설익은 사랑이 아니라 지난 사랑을 치유하고 싶거나 진실한 사랑을 추구하는 3040이 출연하기 때문에 진정성이 돋보이는게 특징.
19일 베일을 벗은 MBC '정글러브'는 '짝'을 포함해 다양한 프로그램과의 접점을 시도했다. 혹독한 환경에서 생존해야 한다는 점은 SBS '정글의 법칙', 출연자를 탈락시킨다는 점은 KBS 2TV '도전자', 첫 만남부터 일정기간 나이나 직업, 학력 등의 조건을 감추는 점은 SBS '짝'을 떠올리게 한다. 20일 전파를 탄 MBC '반지의 제왕'은 일반인 여성과 연예인 남성을 매칭, KBS 2TV '산장미팅'을 떠올리게 한다. 꽃미남 4인방 혹은 꽃중년 4인방으로 구성하는 점은 SBS '신사의 품격'을 따라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자아낸다.
▶너도나도 러브버라이어티, 왜?
인간의 원초적 감정인 사랑을 프로그램 소재로 만드는 것 만큼 쉬운 건 없다. 그것이 진짜든 가짜든 남의 사랑놀음을 보는 것만큼 최고의 구경거리가 없기 때문. 시청률 역시 어느정도 보장되기 때문에 앞으로 러브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은 넘쳐날 전망이다.
그러나 논란의 소지가 많다는 점은 제작진이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할 문제점으로 남아있다. 러브 버라어티를 이용해 연예인으로 데뷔하려는 것이나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린 출연자들이 논란을 일으키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는 만큼 적정 선을 유지하는 것도 관건이다. 네티즌들이 방송전부터 '반지의 제왕'을 폐지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발단은 한장의 사진 때문이었다. 촬영 당시 한 남자 출연자가 여자 출연자와 스킨십하는 사진이 퍼졌고, 이것이 팬들의 불만을 샀던 것.
'산장미팅'과 '더로맨틱'를 연출한 이명한 PD는 "현재 방송 프로그램의 트렌드 자체가 리얼리티로 넘어왔다. 많은 예능프로그램이 리얼리티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러브 리얼리티는 가치가 있는 영역, 블루 오션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러브버라이어티가 더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할 것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