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박수를 칠 때는 크고 길게 친다. 같은 반 친구가 발표를 했을 때 일이다. 잘했다며 선생님께서 “박수!” 라고 말씀하시면 일제히 박수를 치는데 가능한 마지막 순간까지 쳤다. 남들을 인정해서라기 보다 나 자신을 위한 이기심 때문이었다. 어느 날 박수를 안치는 우리 반 아이들에게 ‘남에게 치는 박수는 나중에 두 배로 돌려받는다’라는 한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 부터다. 어려서부터 무대에 서는 것을 꿈으로 가진 나는 그 후 박수를 무진장 쳤다. 지금 생각하면 그 선생님께 참으로 감사하다.
박수 받을 일이 많은 연예인은 어쩌면 그 박수 소리에 중독되었는지도 모른다. 박수가 사라지고 난 후의 적막함에 허전해 하고, 박수를 치던 손이 손가락질로 바뀌었을 때 괴로워할 것이다. 그만큼 연예인과 유명인은 박수 중독인지도 모른다.
방송국 연예 오락프로그램 녹화 현장에는 많은 방청객이 온다. 그들이 동원이건 일반 방청객이건, 바람 잡는 사람이 나와 맨 먼저 하는 것이 박수 연습이다. 거기에 웃음을 가미해 여러 가지 박수를 미리 녹화해 둔다. 나중에 편집할 때 끼워 넣을 장면이다.
박수는 앞에 나와서 노래나 춤 추기를 싫어하는 사람을 어쩔 수 없이 하게 만드는 힘도 있다. 그래서 진행자들이 쓰는 무기이기도 하다. 음악 연주가 있는 곳을 보면 지휘자는 곡마다 나가고 들어오며 박수를 받는다. 음악이 있는 공연장에서 "끝 곡입니다" 하고 노래나 연주 후 퇴장. 앵콜은 어차피 할 생각이면서^^(준비도 두 곡 해뒀으면서) 아주 긴~박수가 나와야만 못이기는 척 나와 한곡 더 한다.
해병대 흉내를 낼 때도 박수 치는 모습 하나면 끝난다. 그들만의 박수 치는 모습은 참 씩씩 하고 독창적이다. 박수도 전투적으로 친다. 운동 삼아 따라해 보시라. 두 곡 정도 하고 나면 지친다.
결혼식 주례사는 겁나 길고 길수록 하객들에게 큰 박수를 받는다. '이제야 끝났구나' 하는 감사의 박수랄까. 분명 처음에는 몇 가지 당부 말씀이라고 하며 "첫째는" "둘째는" "끝으로…" 하고 나서 덧붙여, "아울러" "아까 당부한 말 가운데" "특히" 등등으로 가지치기를 하다 보니 ‘네버엔딩주례사’의 끝을 본 하객은 '인간극장' 다섯 편 한 번에 본 감동의 박수랄까?
북한 뉴스에서 김정일 박수 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그의 박수에 그간의 고통이 씻은 듯이 사라지는 인민도 있었겠다.
내가 좋아하는 박수는 동물원 물개쇼의 '물개 박수'다. 진짜 넘넘 재밌고 좋다. (이거 시장님 보시면 바다로 돌려 보내실라나 몰라….)
박수는 혈액 순환에도 좋다고 한다. 그러니 남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는 것은 내 건강에도 좋을 수 있다. 나처럼 ‘그 박수 은행 적금처럼 두 배로 돌려받으리라~’ 기대도 하고 싶은 분들은 해보시길^^
박수에 관련한 수많은 이야기들 가운데 참 무시무시한 말이 있다. 다들 알고 있지만 잘 못하는 것이다. 이것을 스스로 알지만 미련과 아쉬움이 많기에 실천하지 못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