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시절 대표팀에서 선·후배로 친해진 두 사람은 사령탑 변신 후에도 종종 술잔을 기울이고 골프도 즐긴다. 맞대결을 몇 시간 앞두고 사적인 통화를 나눌 정도다. 요즘은 서로 '리그 1위 감독님', 'ACL 우승 감독님'이라 부른다.
하지만 명문구단을 가리는 자존심 대결에서 양보는 없다. 신 감독은 지난 9일 경남전 승리를 거둔 뒤 "진정한 명문이 어딘지 보여 주겠다"고 선전포고했다. 신 감독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K-리그 15라운드를 앞두고도 "요즘은 서울이 명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우승을 상징하는 별이 7개"라고 강조했다. 무려 7번이나 정상을 밟은 K-리그 최다 우승 팀의 전통을 뽐낸 것이다.
이에 최 감독은 "우리는 과거가 아닌 미래를 본다. K-리그에서 유일하게 세계 축구 클럽 브랜드가치 순위에서 100위 안에 드는 팀이다. 5년 뒤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받아쳤다. 서울은 안양 LG 시절을 포함해 K-리그에서 두 번 우승했지만 최근에는 인구 1000만의 거대 시장을 독점하며 한국 최고의 클럽으로 성장해가고 있다.
명가 자존심 대결이자 절친 대결은 최 감독의 승리로 싱겁게 끝났다. 서울은 김진규는 전반 23분 박희도의 코너킥을 헤딩슛으로 연결해 선제 결승골을 뽑아냈다. 스코어는 1-0이었지만 유효슈팅 11-0으로 압도적인 경기였다. 최근 6연승 포함 10경기 연속 무패(7승3무)를 거둔 서울은 단독 1위(10승4무1패)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