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이용찬(23)은 올 시즌 박찬호(39·한화)·윤석민(26·KIA)과 각각 두 번씩 맞대결을 펼쳤다. 박찬호에게는 두 번 모두 패했고, 윤석민에게는 1승을 따냈지만 지난달 11일 광주 KIA전에서 8이닝 7피안타 1실점 완투하고도 패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날 윤석민은 9이닝 1피안타 완봉승을 거뒀다.
최고 투수와 대결하면서 이용찬은 점점 강해졌다. 이용찬은 윤석민과의 맞대결에서 완투패한 뒤 "많은 것을 배웠다. 앞으로 선발 등판할 때 이 감각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
이후 이용찬은 자신의 다짐을 그대로 지켰다. 5월17일 잠실 한화전에서 패했지만 6이닝 8피안타 3실점(2자책)으로 호투했고, 5월23일 문학 SK전, 5월29일 잠실 KIA전에서는 각각 2실점과 1실점으로 승리를 따냈다.
6월 첫 등판인 3일 대구 삼성전에선 더욱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전날(2일) 홈런 네 방을 터뜨리며 12점을 올린 삼성 타선을 8이닝 5피안타 무실점으로 꽁꽁 묶었다. 시즌 5승째를 따내며 2.55였던 평균자책점을 2.20으로 끌어내려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날카로운 제구력을 앞세워 단 한 번도 3루 진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용찬은 경기 전 "요즘 직구에 자신감이 있다. 직구 위주로 승부 하고 포크볼과 커브, 슬라이더 중 가장 잘 들어가는 변화구를 결정구로 쓰겠다"고 말했다. 이날 결정구는 커브였다. 평소보다 직구(68개)를 많이 던지면서 17개의 커브를 섞었다.
이용찬은 "삼성 타자들이 포크볼을 노리고 나올 것 같아 커브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용찬은 주자를 내보낼 때마다 시속 118~122㎞의 커브를 낮게 던져 범타를 유도했다. 김진욱(52) 두산 감독은 "이용찬이 잘 던져서 이겼다"고 했고 류중일(49) 삼성 감독은 "타선이 상대 선발을 공략하지 못해 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