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의 '거포 유격수' 강정호(25)가 시즌 8호 홈런을 폭발시키며 다시 홈런 공동 선두로 뛰어 올랐다.
강정호는 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홈 경기에서 3-4로 뒤진 6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첫 타석에서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때려내며 타격감을 조율한 강정호는 2볼 1스트라이크에서 롯데 선발 송승준의 시속 142㎞짜리 낮은 직구를 그대로 잡아당겼다. 타구는 큰 포물선을 그리며 뻗어나갔고, 목동구장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어 외야 그물 아래 부분을 때렸다. 비거리 125m의 대형 동점 솔로포였다. 마지막 타석에서도 2루타를 추가한 강정호는 이날 4타수 3안타 1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6-4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날 경기 전 강정호는 푸념을 했다. 전날(1일) 자신의 방망이를 뺏어간 황재균(롯데) 때문에 롯데 더그아웃에 갔다가 "강민호와 홍성흔에게 기를 뺏겨서" 무안타에 그쳤기 때문이다. '복수'를 다짐한 강정호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롯데 전준우를 찾아갔다. 지난달 오승환(삼성)을 상대로 홈런을 뽑아낸 전준우의 기를 받기 위해서였다. 결국 강정호의 작전은 성공한 셈이 돼 승리의 발판이 되는 홈런으로 이어졌다.
강정호는 올 시즌 LG 정성훈과 연일 홈런왕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강정호는 지난달 27일 청주 한화전에서 시즌 5호 홈런을 터뜨리며 부문 선두로 나서는 듯했다. 그러나 같은 날 정성훈이 사직 롯데전에서 홈런 2개를 기록하며 시즌 6호로 앞서 나갔다. 둘은 28일 경기에서도 홈런 1개씩을 기록해 순위에 변동이 없었다. 하지만 강정호가 29일 청주 한화전에서 안승민을 상대로 투런 홈런을 터뜨려 정성훈과 다시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러나 정성훈의 기세가 만만치 않았다. 정성훈은 1일 잠실 한화전에서 마일영으로부터 시즌 8호 홈런을 뽑아내며 다시 단독 선두로 나섰다. 그러나 강정호는 하루 만에 홈런을 보태며 다시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경기 후 강정호는 "주자가 없었기에 출루한다는 생각으로 스윙을 짧게 했다"면서 "어제 안타를 못쳐서 오늘 꼭 치려고 했다. 승리에 기여할 수 있게 돼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