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김기태(43) LG 감독의 말이 그대로 실현되고 있다. LG는 10경기를 치르는 동안 6승4패를 거두며 4위에 올라 있다. LG가 따낸 6승 중 4승은 불펜진의 몫이다. 선발승은 주키치와 김광삼이 거둔 2승에 불과하다. LG 선발투수들이 10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사례는 단 2번으로 8개 구단 중 최하위다. 그럼에도 LG가 계속해 좋은 성적을 내며 안정된 경기 운영을 펼칠 수 있는 이유는 유원상(26)과 이상열(35) 우규민(27) 류택현(41) 한희(23) 리즈(29)가 버티고 있는 불펜진 덕분이다.
LG 불펜 6명의 평균자책점은 3.15로 팀 평균자책점(3.91)보다 낫다. 팀 홀드는 7개로 롯데(9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고, 세이브는 4개로 단연 돋보인다. 김기태 감독은 “사실 선발진을 두고 따졌을 때 각 팀의 1, 2선발이 아니면 3~5선발은 비슷하다고 본다. 그렇다면 뒷문싸움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더구나 선발이 약하기 때문에 불펜야구를 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류택현은 현재 3승으로 나이트(넥센)와 다승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류택현의 3승은 LG가 경기 중반 이후 강했다는 것을 입증해 준다. 리즈는 세이브 부문에서 나 홀로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리즈는 지난 13일 KIA전에서 16개 연속 볼을 던지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블론 세이브 하나 없이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한 4경기 모두 팀 승리를 지켜냈다. 홀드 부문에서는 한희가 3홀드(2위)를 기록하고 있고, 우규민과 이상열도 2홀드씩 거두며 공동 4위에 올라 있다. 각 투수들의 성적과 순위만 봐도 강해진 LG 불펜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차명석(43) LG 투수코치는 “불펜 투수들의 구위가 좋고, 몸 상태도 좋아 계속해서 기대를 걸 만하다”면서 “누구 하나 잘하고, 누구 하나 못하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이 두루 잘해주고 있기 때문에 더욱 안정이 되는 것 같다”고 흐뭇해 했다. 선발진 약화로 골머리를 앓았던 김기태 감독에게 불펜투수들의 활약이 가뭄의 단비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