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조성환(36)은 지난해 11월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앞두고 큰 결심을 했다. 시력 교정 수술 중 하나인 라섹 수술을 받기로 한 것이다. 그의 눈 수술은 처음이 아니었다. 조성환은 2007년 겨울에도 라섹 수술을 받은 적이 있었다.
조성환이 두 번째 수술을 결심하게 된 것은 지난해 겪은 극심한 타격 부진 때문이다. 조성환은 지난해 407타수에서 99안타를 때리는 데 그쳐 타율 0.243을 기록했다. 당시를 회상하며 조성환은 "눈이 좋지 않아 공이 잘 보이지 않았다. 비단 눈뿐 아니라 타격 감각과 신체 밸런스 모두가 깨진 상태였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양승호(52) 롯데 감독은 조성환을 믿고 기용했다. 조성환은 "감독님께서 믿고 나를 기용해주셨는데 너무 부진했다. 모두 내 탓"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조성환의 눈 재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적응기간을 거친 그의 시력은 양쪽 모두 1.5까지 회복했다. 조성환은 "아직 야간 경기를 치러보지 못해 걱정이 들지만 현재까지 결과는 매우 만족한다"고 밝혔다. 다시 눈이 떠지자 조성환의 방망이는 힘차게 돌아갔다. 그는 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개막전에서 '괴물' 류현진(25)을 상대로 솔로 홈런 포함 2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경기 후 양 감독은 조성환에게 "니 덕에 이겼다"며 칭찬을 건넸다. 조성환은 "지난해 감독님께 칭찬을 들은 기억이 없다"면서 "너무 오랜 만에 들은 칭찬이라 죄송스럽다. 그렇지만 기쁘다"고 했다.
조성환은 8일 한화전에서도 5타수 3안타 2득점으로 활약했다. 그는 "현재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시범경기를 통해 타격 문제점도 보완했다. 내가 아무리 잘해도 팀이 성적이 나지 않으면 소용없다. 아직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 감독님의 믿음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