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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인데요…” 직원 사칭 보이스피싱 주의보
최근 생명보험업계 1위 삼성생명이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의 표적으로 떠올랐다. 삼성생명을 사칭, 고객의 개인정보를 확보해 돈을 빼가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것. 신용카드에 집중되던 보이스피싱이 보험 등 제2금융권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어서 보험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삼성생명은 최근 고객들에게 삼성생명을 사칭하는 보이스피싱에 주의하라는 공지를 자사 홈페이지에 올렸다. 이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수법은 지능적이다. 삼성생명 보험계약조사팀을 사칭, 전화받은 고객 이름으로 생명보험 계약이 체결됐음을 알린다. 이후 해당 계약이 범죄에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신고 접수를 위해 개인정보가 필요하다며 알려달라고 한다.
보이스피싱 범죄자가 개인의 카드번호·계좌정보·공인인증서 정보 등 개인정보를 알면 얼마든지 돈을 빼내갈 수 있다. 특히 카드 정보를 알면 ARS로 타인명의로 카드론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피해자는 자기도 모르게 통장에 들어온 돈이 남의 것인 줄 알고 사기범에게 송금하게 된다.
이같은 수법에 피해를 당한 삼성생명 고객은 수십 명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업계 1위다 보니 무작위로 전화해도 삼성생명 보험가입자가 많아 표적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생명 보이스피싱이 확인되면서 보험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이 최근 국내에서 신용카드 분야에 대한 보이스피싱 방어책이 강화되자 보험 등 다른 분야를 노리는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보생명과 대한생명·삼성화재·동부화재·현대해상 등 주요 생명·손해보험사들은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기 위한 전담반을 운영하고 고객들에게 지속적으로 주의를 당부하는 등 예방 조치에 나서고 있다.
신용카드 업계는 지난해 보이스피싱을 방관하다가 피해금액의 최대 40%까지 물어주는 등 곤욕을 치렀다. 그래도 여전히 보이스피싱 시도가 계속되고 있어 고객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등 경계하고 있다.
보이스피싱 피해건수는 지난 2008년 8454건으로 정점을 찍은 후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마련, 사기혐의계좌 모니터링 등 관련기관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지난해 11월 7234건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카드론 보이스피싱, 공공기관을 가장한 인터넷피싱 사이트 등 수법이 더욱 지능화되고 있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타인에게 개인정보를 절대 알려주지 않아야 한다. 보이스피싱을 당했을 경우 사기혐의계좌에 대해 112나 은행 콜센터를 통해 지급정지를 신청하면 사기범이 인출하지 못한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권오용 기자 [band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