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 유행어와 비음 섞인 하이톤의 목소리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개그우먼 김희원(27·본명 김재성)은 주말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 1위인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최종병기 그녀' 코너에 출연해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김희원이 조금 무거운 것을 들거나 계단을 두 칸만 올라가도 손바닥을 활짝 펼치고 소스라치게 놀란 표정으로 "나 톱 여배우야. 나 이런 거 못 해"라고 말하면 관객들이 다 같이 "못 해"를 따라 외칠 정도다. 김희원은 "'최종병기 그녀'에서 가장 고생하는 사람은 (김)혜선 언니다. 매주 차력 수준의 액션을 선보여 온 몸이 멍이 들었을 정도다. 우리 팀이 다들 열심히 해서 나도 덩달아 관심을 받는 것 같다. 감사하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최종병기 그녀'를 위해 액션스쿨을 다닌다고 들었다. "'개콘' 녹화를 하기 전에 PD님과 작가님께 검사를 맡아야 한다. 우리 코너에서 혜선언니가 매주 액션을 한다. 희극인 연습실에서 리허설을 하다가 잘못하면 다칠 수 있기 때문에 액션스쿨에서 이번 주에 할 아이템을 동영상으로 촬영한다. 혜선언니가 액션스쿨 13기인데 언니 동기들이 많이 도와준다."
-김혜선과 붙어다녀 별명이 샴쌍둥이라던데. "하도 같이 다녀서 생긴 별명이다. 언니가 우리 코너에서 비중이 제일 크다. 언니는 코너를 위해 연습하면서 많이 다쳐서 만신창이가 됐는데 나는 아무 것도 안하는 것 같아서 함께 액션 액션스쿨을 다니기 시작했다. 언니가 연습하는 모습을 옆에서 동영상으로 찍어준다. 액션을 할 때 잘하고 있는지 아닌지 본인은 모르기 때문에 모니터링해주는 사람이 필요한 것 같다. 내가 혜선언니의 매니저 역할을 하는 거다.(웃음)"
-최근 방송에서 김혜선과 허경환이 뽀뽀를 했다. 부럽지 않았나. "하하. 그런건 아니고 둘이 잘 됐으면 좋겠다. 하하. 코너 회의르 하다가 혜선언니가 뽀뽀할 상대를 찾았는데 허경환 선배님이 떠오르더라. 언니가 줄로 남자를 당겨서 강제로 뽀뽀를 하는 장면이었는데 허경환 선배님이 경상도 사투리로 '안할란다'라며 거부하는 모습이 재밌을 것 같았다. 혜선언니가 뭐든 열심히 하는 스타일인데 뽀뽀도 생각했던 것보다 강하게 했다. 하하. 뽀뽀하기 전에 액션을 하고 숨이 차서 그랬는지 힘 조절에 실패한 것 같다. 방송이 나간 후 둘의 뽀뽀가 진해서 야했다는 댓글도 있더라.(웃음)"
-중앙대 음악극과(국악대)를 졸업했다. 전공과 전혀 다른 개그우먼의 길을 택한 이유는. "사실 내 꿈은 MC다. MC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던 끝에 개그우먼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개그를 기본기로 갖추고 있어야 MC가 된 후 금방 무너지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대학교 3학년 때 잠시 휴학을 하고 대학로에 있는 컬투 오빠들을 찾아갔다. 바로 개그를 시작한 건 아니었고, 컬투 공연할 때 음향과 조명을 맡았는데 옆에서 선배님들이 개그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배웠다. 그러던 중 KBS 공채 개그맨·개그우먼 시험에 응시했는데 운 좋게 한 번에 붙었다."
-합격한 비결은. "판소리를 할 수 있다는 점이 플러스 요인이 된 것 같다. 수험번호가 675번이었다. '675번 들어오세요'라고 하자마자 문 앞에서 북을 두드리면서 '문을 여시오. 문을 여시오. 675번 김재성이 들어가니 문을 활짝 여시오'라고 외쳤다. 그리고 문 앞에 서서 '들어 갈까 말까. 들어 갈까 말까'를 하니깐 면접관 중 한 분이 '흐응?'이라면서 살짝 웃으시더라. 그때 '아 판소리와 개그를 접목시킨 게 통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내가 왜 붙었는지 물어봤더니 다른 사람들은 다 팀을 꾸려서 시험을 보는데 나는 혼자 들어와서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시험을 쳐서 그 배짱을 좋게 보셨다고 하더라."
-매주 '위대한유산' 코너에서 판소리를 한다.짧게 보여줘서 아쉽다. 앞으로 국악 공연을 할 계획이 없나. "국악을 공부한 덕분에 캐릭터를 쉽게 잡을 수 있었다. 판소리는 계속 공부하고 싶다.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대학원도 가고싶다. 또 나중에 기회가 되면 예술학교도 설립하고 싶다. 한국인이니깐 전통과 우리의 소리를 지키고 싶은 게 당연한 거 아니겠나. 요즘 국악 공연 사회도 자주 본다. 국악에 대해서 잘 아는 내가 개그적인 요소를 섞어서 진행을 하니깐 일반인 분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다. 국악을 너무 어려운 장르라고 생각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예쁜 외모 덕에 개그맨 선후배들한테 대시를 많이 받았을 것 같다. "단 한 번도 없다. 늘 같이 있다보니깐 이성이 아닌 가족처럼 느껴지는 것 같다. 개그맨들은 미녀를 좋아한다. 승무원이나 모델처럼 예쁘고 늘씬한 사람을 좋아하지 나는 안중에도 없다. 하하."
-앞으로의 목표는. "사실 이 일을 하면서 돈을 많이 버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개그맨 선배님들이 부업을 많이 하신다. 돈 욕심은 없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오랫동안 계속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일단 '개콘'에 주력할 것이고, 기회가 된다면 연기를 꼭 해보고 싶다. 주인공 친구 역이나 남녀 주인공의 사이를 갈라놓는 못된 역할 등도 좋다. 라디오 DJ도 꼭 해보고 싶다. 뭐든 시켜만 주면 참 잘할텐데….(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