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가 오는 16일부터 김성모(글)·송상훈(그림) 작가의 새 연재만화 '무각유전자'를 선보입니다. '무각유전자'란 '무감각 유전자'의 줄임말입니다. 범죄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 주인공이 살인에 무감각한 연쇄 살인범 및 지능적 범죄자들과 대결을 벌이며 선과 악을 초월한 프로파일러로 거듭나는 흥미진진한 범죄수사물입니다. '무각유전자'란 '무감각 유전자'의 줄임말입니다. 11일자부터 3회에 걸쳐 관련 기사를 통해 작품을 소개합니다.
'범죄 유전자를 가진 프로파일러의 운명은?'
김성모(43)·송상훈(43) 작가는 2012년 임진년 새해에도 여전히 바빴다. 최근 '야망4인조'의 연재를 끝냈지만 이제는 새로운 원고와 싸우며 열정을 불태운다. 새 작품 '무각유전자'를 준비하면서 범죄 성향을 타고 나지만 프로파일러로 거듭나는 주인공 주치의 기막힌 운명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김 작가는 동갑내기 친구인 송 작가를 보며 "(그림 그리느라) 피부가 푸석푸석해 진 것 같다"며 웃는다. '야망4인조'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송 작가가 그림을 맡는다.
'무각유전자'는 우리사회에서 유영철·강호순·정두영 등 미증유의 연쇄살인마들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기획된 작품이어서 눈길을 끈다. 지난 2년 동안 경찰 및 검찰·프로파일러·범죄자들을 취재한 두 작가를 지난 6일 안양에 자리한 화실(김성모프로덕션)에서 만났다.
- 범죄물을 기획하게 된 동기는.
송상훈(이하 송) : "사회가 발달할수록 범죄가 점점 교묘해지고 잔혹해지고 있다. 어떤 범죄든 과학수사의 테두리 내에서 반드시 검거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미스터리한 사건조차 퍼즐 맞추듯 밝혀내는 장르가 범죄수사물이다. 대단히 매력적인 소재라고 생각한다."
김성모(이하 김) : "범죄가 선천적 요인인가, 아니면 후천적으로 상황에 따라 만들어지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왔다. 만약 범죄 유전자를 타고 났다면 반드시 범죄자가 되는 것인가라는 물음이 생긴다. 또한 이 작품에서 범죄자에게 과연 구제나 갱생이 가능한 지 탐구해보고 싶다."
- 그 동안 범죄자들을 많이 만났다고 들었다. 범죄자에 대한 생각은.
김 : "예전에는 범죄자가 불우한 환경 때문에 한 때 실수한 사람이란 개념을 가졌다. 조금 더 범죄자들을 알게 된 계기가 있었다. 그로 인해 범죄자란 교화가 될 수 없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 그 계기가 무엇이었나.
김 : "한 때 강도·강간 혐의로 수감 중인 범죄자와 인연이 된 적이 있었다. 사람이 좋아 보이길래, 내가 보증하고 백방으로 뛰어 형기가 5년이나 남았음에도 가석방되도록 한 적이 있었다. 그 사람의 여자친구가 죄를 지었을 때는 내 돈으로 변호사를 붙여주기까지 했다. 그 사람이 출옥 후 정상적인 삶을 살도록 도왔다. 그랬더니 우리 화실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또 다른 범죄를 지어 15년 형을 받은 후에는 나 때문에 이렇게 됐다며 공갈·협박을 했다. 씻어지지 않는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 경찰이나 프로파일러와도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안다.
김 : "경찰은 담벼락 위를 걷는 사람이다. '삐끗해서 왼쪽으로 떨어지면 범죄자, 오른쪽으로 떨어지면 경찰'이란 말이 있다. 경찰은 그만큼 유혹이 많고 격무가 심한 데 비해 박봉이다. 칼 맞고 죽거나, 스트레스로 사망하는 경우도 꽤 많다. 경찰들의 노고를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 프로파일러를 주인공으로 삼아 생기는 애로점은.
김 : "내 스스로 프로파일러가 되어야 한다. 프로파일러는 범행 현장을 보고 범인의 심리, 수사 방향 등을 제시하는 전문가다. 예전에 '빨판' '용주골' 등을 하면서 건달 친구들을 사귄 적이 있다. 그들과 어울리다 보니, 어느날 반건달이 되어 있는 나를 보고 깜짝 놀랐다. 프로파일러나 연쇄살인범의 심리에 푹 빠져든 후의 내 모습이 궁금하다."
- 과학수사와 관련한 소식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송 : CCTV에서 삭제된 화면을 복구해 7~8년 전 발생한 사건을 해결했다는 뉴스를 얼마 전 들었다. 백파일도 없는 CCTV를 재생할 수 있는 기술이 과거의 범죄를 밝혀내고 앞으로의 범죄를 방지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야망4인조'를 연재한 지난 2년 동안의 변화는.
송 : "'야망4인조' 시작할 때 과연 하루도 펑크 없이 연재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 파묻혀 살다보니 2년이란 시간이 빨리 지나갔다. '무각유전자'의 주인공 주치는 어린 시절 학대 받고 외롭게 자라지만 자신을 정화시켜 성숙한 프로파일러로 성장한다. 멋스러우면서도 고독한 캐릭터로 그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