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가 한가위 보름달처럼 유일하게 빛났다.
12일 방송된 MBC 추석특집 '나는 트로트 가수다'(이하 나트가)는 12.6%(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추석 연휴기간(10~12일)동안 방송된 예능 특집프로그램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연휴기간에 특별 편성된 프로그램을 통틀어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시청률을 돌파해 트로트의 무서운 저력을 과시했다.
이날 '나트가'는 트로트 가수들의 '변신'에 주안점을 맞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첫 순서로 무대에 오른 박현빈은 조용필의 '그 겨울의 찻집'을 트로트에 성악을 접목한 팝페라풍으로 소화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뿐만 아니라 원더걸스의 '노바디'를 부르며 데뷔 25년 만에 첫 댄스무대를 선보인 문희옥, '너를 위해'를 임재범 못지않은 강렬한 카리스마로 소화한 김수희 등 7인의 가수들 모두가 기대를 뛰어넘는 파격적인 무대로 2시간여 방송 시간을 꽉 채웠다.
기대를 뛰어넘는 '나트가' 인기행진에는 트로트에 대한 선입견을 깨기 위한 제작진의 각고의 노력이 있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나트가'를 기획한 권석 PD는 "트로트를 젊은 세대에게 알리고 각인시키기 위해 프로그램 구성에 특별히 신경썼다. 출연 가수들의 나이대를 OB(Old Boy)와 YB(Young Boy)로 나눠 연령층을 안배하는 등 다양함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동시간대 쟁쟁한 특집프로그램이 많았는데 좋은 결과를 얻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한편 '나트가'에 이어 KBS 1TV '다문화가족 노래자랑'(8.8%)·KBS 2TV '코미디 한일전'(8.5%)·SBS '달콤한 고향 나들이, 달고나'(7%) 등이 추석특집 시청률 순위표에 이름을 올렸다.
배중현 기자 [bjh1025@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