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우주연상은…확정입니다~!”
사과마냥 발그레하고 통통한 볼 안에 애교가 잔뜩 들었다. 그러나 연기 욕심은 여느 성인 배우 못지않다. 김수정에 의하면 “여우주연상은 따 놓은 당상”이다. 이건 “정답입니다~”를 외치던 어린이의 허풍이 아니라, 기똥찬 연기를 선보인 여덟 살 여배우의 자존심이다.
학교 다니면서 제주도 왔다 갔다 하기가 힘들지 않았어요? 차태현 아저씨는 너무너무 힘들었다던데.진짜요? (귓속말로) 솔직히 저도 진짜 힘들었어요. 그런데 제주도 가기 싫고 피곤할 때마다 비밀의 방법을 썼어요. 자려고 누워 있다가 엄마 몰래 일어나서 불을 탁 켜고 팔 운동을 해요. 그럼 조금 개운한 느낌이 들어요. 그래도 이제 당분간은 비행기는 타기 싫어요. 제주도도 안 가고 싶어요. 서울에 있고 싶어요. 헤헤.
영화는 처음 찍었는데, 어려운 점보다 재밌는 점이 많았나 봐요?네. 처음엔 무지 어려웠는데 나중엔 다 재밌었어요. 재밌는 장면이 많거든요. 기자 언니는 영화 봤죠? 거기서 어떤 아저씨가 “쬐끄만 게 눈을 똥그랗게 뜨고”라고 하니까 제가 “그럼 눈을 네모나게 떠요?”라고 하잖아요. 그 대사가 너무 재밌었어요. 질리지도 않고요.
말[馬]과 어떻게 친해질 수 있었어요? 비법 좀 알려 줘요.말에게 눈빛을 주면 돼요. 말을 타고 내리자마자 항상 눈빛을 줘요. 따뜻한 미소도 주고요. 승마 연습할 때 제가 탔던 말이 열두 마리였는데, 나중엔 연습장 가면 걔들이 전부 저를 쳐다봤어요. 각설탕 먹으러 슬금슬금 다가오고요. 그중 제일 친했던 말은 ‘초콜릿’이란 말인데 되게 작아요. (손으로 그리며) 요만해요. 나중엔 ‘우리가 마음이 통해서 내가 이렇게 말을 잘 탈 수 있구나’라고 생각했어요.
말 타는 것 말고는 어느 장면이 제일 좋아요?비 맞으면서 막 울었던 장면이요. 영화 아직 못 봤는데 그 장면만 조금 봤어요. 엄마 아빠는 그거 보고 울었어요. 제가 촬영할 때도 울었는데 또 울었어요. 슬픈가 봐요. 아무래도 영화 대박날 것 같아요. (갑자기 근엄한 목소리로) 올해 여우주연상은, 이미 확정입니다.
그동안 CF도 많이 찍었잖아요. 새롭게 찍고 싶은 CF 있어요?라면이요. 같이 찍고 싶은 사람은, 음…차태현 삼촌이랑 찍고 싶어요. 이름은 [챔프] 라면! 순한 맛도 있고 매운 맛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무비위크 김현민 기자
스타일리스트=엄호정
의상협찬=블루독
헤어 & 메이크업=지경미 안미경(라 스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