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KIA 더그아웃은 비장했다. KIA는 5일과 6일 SK에 연패하며 2위 자리를 위협받았다. 이날마저 패한다면 SK에 밀려 3위로 내려앉는 상황.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말을 아꼈다. 그만큼 승리가 절실했다.
서재응의 자진등판가장 비장한 선수는 이날 선발로 나선 서재응이었다. 6일 경기 중까지, KIA 코칭스태프는 7일 선발투수를 고민했다. 트레비스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기 때문. 서재응이 나섰다. 3일 잠실 두산전에서 6이닝(10피안타 4실점)동안 106개의 공을 던졌던 그는 "제가 던지겠습니다"라고 했다.
3일 휴식 뒤의 등판. 무리한 일정이었지만 서재응은 책임감있게 이닝을 채워나갔다. 그는 1회말 1사 1·2루서 SK 중심타자 이호준·최정을 연속해서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이후에는 쾌투행진.
서재응은 6회까지 단 한 번도 SK에게 2루 진출을 허용하지 않았다. 직구 최고구속은 141㎞에 그쳤지만 최저 85㎞까지 구속을 떨어뜨린 커브를 섞어 던지며 '체감구속'을 높였다. 포크볼의 각도 날카로웠다. 80개의 공으로 6회 2사까지 처리했다. 5⅔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5승(8패)째 수확.
서재응은 "1이닝, 1이닝을 막아내겠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섰는데 다행히 긴 이닝을 소화했다. 제구가 잘 된 덕에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다. 다음 주면 부상 선수 한 두명이 1군에 돌아온다. 그때까지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줬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범현 KIA 감독은 "선발진 꾸리기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서재응의 자진등판이 팀의 의욕을 키웠다"고 서재응을 칭찬했다.
복귀병, 이용규·안치홍조범현 KIA 감독은 이날 비교적 편하게 선발 라인업을 짰다. "이용규와 안치용의 경기 출장이 가능하다"는 보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기대대로 였다. 이용규는 2-0으로 앞선 3회초 좌전안타를 치고 나간 뒤 이범호의 2루타 때 홈을 밟았다.
9회에도 우전안타를 기록하며 멀티히트를 쳐냈다. 안치홍은 0-0이던 2회 우전안타로 출루해 김상훈의 타석에 나온 상대 선발 이승호의 폭투 때 홈을 밟았다. 3-0으로 앞선 3회 1사 2루서는 좌전적시타로 쐐기점을 뽑아냈다.
인천=하남직 기자 [jiks79@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