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 감독의 대전 시티즌 부임은 모험이었다.
승부조작으로 선수 9명이 검찰의 수사를 받았다. 왕선재 전 감독도 석연치 않은 과정을 거쳐 경질됐다. 김광희 신임 사장의 불도저식 행정으로 구단 직원 3명도 나갔다. 특히 전력분석팀 3명 중 주무를 제외한 2명이 빠져나가 타격이 컸다. 대전은 감독 없이 치른 2경기에서 7골씩 무려 14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경험이 많은 지도자들도 어수선한 대전의 상황을 알고 감독직 제안에 손사래쳤다.
하지만 유 감독은 "모든 것을 분석하고 들어왔다. 선수들을 생각해 대전 감독직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1년 6개월이라는 짧은 계약기간도, 전임 감독보다 낮은 연봉도 유 감독에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구단이 최은식 전력강화팀장과 김원규 스카우트를 새로 뽑아 큰 짐은 덜었다. 왕 감독이 떠나며 흔들리던 외국인 선수 박은호의 마음을 돌려놓은 것도 일이었다. 그러나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선수들이 대거 빠지며 균형이 무너진 선수단을 다시 한마음으로 묶어 세워야한다. 28일 선수등록기간 전까지 용병도 뽑아야 한다. 또 공언했던 "클럽하우스 건설"을 위해 시를 설득하는 것도 그가 해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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