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벨로드롬의 특징 중 하나는 배당판의 인기순위 1위의 배당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작년까지는 2배 이하의 초저배당이 하루 5개 경주 이상 배당판에 나타났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인기순위 1위의 배당이 3배 이하로 떨어진 경주를 찾아보기 어렵다. 5배가 넘는 경우도 수두룩하다. 이런 현상은 각 경주의 강자를 뜻하는 '축'에 대한 팬들의 믿음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가장 큰 변화를 맞고 있는 등급은 특선급이다. 슈퍼특선이라는 새로운 목표 의식이 생기면서 선수들의 의욕이 강해졌다. 또 슈퍼특선급으로 강자들이 빠져나가면서 대부분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경주에 임하고 있다. 시드배정을 받은 강축들이 경주에서 인정을 받지 못하면서 무너지는 회수가 많아졌고 그만큼 이변으로 이어지는 경주도 늘었다. 이는 수치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2010년 우승 1순위로 평가 받은 축의 우승 확률은 69%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 시즌 들어서는 53%로 간신히 반타작을 넘어서고 있다. 편성 난이도가 높아진 것도 원인 중 하나지만 가장 주된 원인은 특선급의 기량 차가 슈퍼 특선급 신설로 현저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25회차 17일 결승전에서 슈퍼급에서 내려온 김현경이 우수급에서 승급한 이정우의 기습에 말려들어 힘 한번 못 써보고 무너진 경주가 대표적이다.
특선급에 비해 큰 폭의 하락은 아니지만 선발, 우수급도 축 선수의 입상률이 떨어진 것은 마찬가지다. 2010시즌에 비해 선발급은 55%에서 51%로 우수급은 53%에서 49%로 각각 4%씩의 하락했다. 특히 우수급은 축 선수의 우승 확률이 전체 경주의 반도 안 된다는 점에서 화약고 역할을 하고 있다. 경륜예상지 마지막 한 바퀴의 장학순 전문위원은 “축 선수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평균 배당이 올라갔다”며 “축선수의 입상율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무조건 고배당만을 노리는 전략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채준 기자 [doori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