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마는 경주를 통해 벌어들이는 상금으로 자신의 가치는 물론 부마(씨수말)의 몸값까지 결정한다.
올 상반기(26일 현재) 자마들의 활약세가 가장 뛰어났던 씨수말은 컨셉트윈이다. 68마리의 자마가 총 12억6000여만원의 상금을 거둬들이며 애비말의 명성을 빛냈다.
1997년 한국에서 씨수말로 활동하기 시작한 컨셉트윈은 2008 시즌을 석권했던 상승일로(5세 암말 퇴사), 절름발이 명 경주마로 유명했던 루나(10세 암말 퇴사), 과천벌 대표명마 남촌의지존(7세 거세마 퇴사) 등과 같은 우수 자마들을 배출했다. 하지만, 컨셉트윈은 최근 특출한 3세 자마를 배출하지 못했고 홍지(8세 수말), 수성티엑스(6세 수말) 등 이제는 고령에 접어든 몇몇 자마의 성적에만 의존하고 있어 리딩사이어의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2005년 약 27억원에 수입된 씨수말 '엑스플로잇'은 73마리의 자마들이 출주해 12억1000여만 원의 상금을 벌어들여 올 시즌 리딩사이어 2위를 기록했다. 엑스플로잇은 2010년 리딩사이어 랭킹에서 7위에 머물렀으나 이번에는 5계단이나 뛰어올랐다.
엑스플로잇은 2007년 경매에서 자마들이 1억원을 호가하며 기대를 모았으나, 경주에서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하며 경마관계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기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코리안더비에서 3위를 기록한 싱그러운아침(3세 수말)을 비롯해 2010년 스포츠서울배 우승마 단심가(5세 거세마), 농협중앙회장배 우승마 안성축제(4세 암말)등을 배출하며 부마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리딩사이어 3위는 11억7000여만원의 수득 상금을 기록한 '크릭캣'이 차지했다. 1999년과 2000년 미국 리딩사이어에 올랐고 한때 교배료가 50만불에 달했던 '스톰캣'의 자마로, 2000년에 민간목장인 늘푸른목장에서 수입한 씨수말이다. 좋은 능력에도 불구하고 어린 나이에 부상을 당해 단 한 차례의 경주에도 출전하지 못했지만 씨수말로서는 훌륭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대표 자마로 올해 뚝섬배(GⅢ)에서 준우승과 3위를 기록한 천년대로(4세 수말)와 연승대로(5세 수말)가 있다. 서울경마공원 1군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러브캣(5세 암말)도 크릭캣의 자마다.
이밖에도 코리안더비 우승마 광야제일(3세 수말)을 배출한 '비카'(이하 시즌 총 수득상금 10억3000만원), 올해 스포츠조선배 대상경주를 석권한 탐라선택(4세 수말)의 부마 '워존'(9억8000만원), 코리안더비 2위마 우승터치(3세 수말)의 부마 '메니피'(9억6000만원) 등이 올 상반기 리딩사이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2000년과 2001년, 그리고 2007년부터 2009년까지 다섯차례나 리딩사이어에 '디디미'는 올 시즌 상금벌이가 6억3000만원에 그치며 9위를 기록 중이다. 특히 비카와 메니피는 3세 자마 뿐 아니라 4~5세 자마의 수득상금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발전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경마는 지난 2005년부터 경주마의 국산화를 위한 중장기계획의 일환으로 본격적인 고가의 씨수말을 도입하면서 메니피(이하 도입가 40억원)를 비롯해 엑스플로잇(29억원), 비카(21억원), 볼포니(37억원) 등이 랭킹 10위안에 드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한국마사회 말등록원 관계자는 "그동안 리딩사이어의 자리를 지켰던 디디미와 컨셉트윈이 고령에 접어들면서 자마들의 능력저화가 예상되는 반면에 2005년부터 도입된 고가의 씨수말들과 민간목장에서 들여온 씨수말(크릭캣, 메이세이오페라) 등이 국내 씨수말의 다변화를 이끌어가며 한국경마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류원근기자 [one777@joongang.co.kr]